은행과 혼동 우려에도
저축은행 측 "마케팅 차원"
금감원 "개선책 찾겠다"
[ 김순신 기자 ]
상호저축은행 열 곳 가운데 여섯 곳은 회사 홈페이지 주소를 은행(bank)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들이 시중은행과 혼동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한국경제신문이 전국 79개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60.8%인 46곳이 주소에서 명칭을 bank로 표시했다. 저축은행 자산 순위 5위 JT친애저축은행(www.jtchinae-bank.co.kr)과 7위 웰컴저축은행(www.welcomebank.co.kr)이 대표적이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공식명칭은 상호저축은행이다. ‘savings bank’가 정확한 영문 표기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www.sbisb.co.kr)은 sb라는 약어로 표시했고, 2위 OK저축은행(www.oksavingsbank.com)은 공식명칭대로 썼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보통 여러 가지 홈페이지 주소를 확보하고 있다”며 “공식명칭이 포함된 주소도 갖고 있지만, 자산 규모가 작거나 지방에 있는 소규모 저축은행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bank로 적힌 주소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저축은행이 은행과는 전혀 다른 금융회사라는 데 있다. 두 회사는 공통으로 여·수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 파생상품, 수익증권 판매 등의 업무는 저축은행이 할 수 없다. 은행은 국제회계기준을 적용받지만, 저축은행은 손실률 반영이 느슨한 국내 기준에 따라 회계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신뢰도나 건전성 측면에서도 은행과 저축은행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도 명칭 때문에 저축은행이 은행인 줄 알고 투자한 뒤 피해를 본 소비자가 많았다”며 “취급 상품과 건전성 규제 등이 전혀 다른 금융회사의 명칭을 쓴다면 소비자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저축은행은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소(小) 은행’으로 착각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며 “K뱅크, 카카오뱅크 등 1금융권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 인터넷 주소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은행을 혼동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며 “조사를 통해 제도적 개선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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