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상처 아물기도 전에…영국 런던서 '동시다발 테러'

입력 2017-06-04 18:50
수정 2017-06-05 10:17
런던브리지서 차량·흉기 공격
올해 세 번째…8일 총선 변수로
IS 추종세력, 온라인 찬양 게시물


[ 허란 기자 ]
영국 런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런던브리지에서 차량 테러가 발생했다. 일상이 위협받는 ‘테러의 뉴노멀(새로운 기준)’ 에 대한 불안한 그림자가 더욱 드리워졌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오후 10시께 테러범들이 탄 트럭이 런던브리지를 건너고 있던 보행자를 추돌한 뒤 인근 버러마켓(전통시장)으로 이동,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런던 시내에서 주말 밤을 보내고 있던 시민 7명이 숨지고 50명가량이 부상했다. 테러범 3명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버러마켓 현장에서 전원 사살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간주하고 배후를 조사 중이다. 런던경찰청은 런던 동부 바킹 지역에서 용의자 한 명이 살던 아파트를 급습해 12명을 체포했다. BBC방송은 테러범 한 명이 “이것은 알라를 위한 것”이라며 외쳤다는 목격자 증언을 보도했다.

지난달 22일 맨체스터 공연장에서 자폭 테러가 발생한 지 8일 만에 또 다른 공격이 런던 심장부에서 발생하면서 유럽 내 공포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월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한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 영국에서만 세 번째 테러 공격이 이어졌다.

유럽인들에게 테러는 더 이상 특정 지역, 특정인에게 일어나는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3월 벨기에 브뤼셀공항 자살폭탄 테러의 상흔이 가시기도 전에 7월 프랑스 남부 휴양지 니스에서 트럭이 축제를 즐기고 있던 관광객 84명을 덮쳤다. 연말에도 독일 베를린에서 트럭이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돌진해 12명이 사망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테러 영향으로 ‘안정적이고 강력한 지도력’이란 선거 슬로건을 내건 메이 총리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오는 8일 총선을 앞두고 메이 총리의 보수당 지지율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이번 테러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세력은 지난 맨체스터 테러 때처럼 이번 사건을 찬양하는 온라인 게시물을 올렸다.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 등에 따르면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이것은 우리가 약속했던 암흑의 날들”이라며 이번 테러 용의자들을 추앙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