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화국 PK 실세' 권익현 전 민정당 대표위원 별세

입력 2017-06-04 18:26
자유한국당 고문 맡기도


[ 유승호 기자 ] 4선 국회의원과 민주정의당 대표 등을 지낸 권익현 자유한국당 고문이 4일 오전 향년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경남 산청 출신인 권 전 의원은 대구 능인고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보안사령부 정보처장, 26사단 76연대장 등을 거쳤다. 맹호부대 대대장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해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이른바 ‘윤필용 사건’에 휘말려 1973년 수감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이듬해 대령으로 예편했다. 이후 삼성정밀 상무로 재직하다 1980년 제2무임소장관 보좌관(차관급)에 임명됐다.

1981년 11대 총선 경남 산청·함양·거창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육사 동기(11기)라는 점을 발판으로 민정당 사무총장과 대표위원을 지내는 등 5공화국 시절 PK(부산·경남) 정치권의 실세로 활약했다. 1983년 1월25일 경남 합천에서 열린 민정당 의령·함안·합천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당시 권 사무총장은 “이 나라의 위대한 영도자이신 우리 당 총재(전두환) 출생지인 이곳에서 평생 동지들이 모여 정기위원회를 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격려사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83년 전두환 정권에 맞서 단식투쟁을 할 때는 민정당 사무총장으로서 양측의 의사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1985년 12대 총선에서도 당선돼 민정당 상임고문과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헌법 개정 8인 정치회담’에 민정당 대표로 참가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선출됐고 1996년 15대 총선 때 경남 산청·함양에서 당선돼 신한국당 상임고문, 한나라당 부총재 등을 지냈다.

이후 건강상 이유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에서 상임고문직을 맡았다. 전직 불자 국회의원 모임인 정각동우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지냈다.

슬하에 1남5녀를 뒀다.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임태희 한국정책재단 이사장과 김태기 단국대 교수가 사위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이며 발인은 6일 오전 6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