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미현 기자 ] 청와대가 경호상의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약속한 탓에 ‘대통령 24시간 일정 공개’ 공약이 작심삼일로 끝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청와대 홈페이지의 대통령 일정란에 문 대통령의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대통령 일정란에 시간대별 일정을 올려놨다. 그러나 지난달 13일부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지난달 11~12일 일정까지 삭제돼 찾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에도 취임 첫날인 지난달 10일 일정이 올라오고 이후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의 일환으로 대통령의 24시간 일정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올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열린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좌담회’에서 “대통령의 24시간은 개인의 것이 아니며 공공재다.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인 대통령의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면 경호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뜻과는 달리 경호실 매뉴얼과 24시간 일정 공개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원칙을 정해 홈페이지에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