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기오토모티브, 폭스바겐·아우디 사로잡은 매력은?

입력 2017-06-04 12:00

용해로의 뜨거운 불씨에서 싹을 틔운 '다이캐스팅(고압 주조)의 꽃'은 3만4000평의 드넓은 대지 위에서 피어난다. 서산 산업단지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자동변속기의 주요 부품인 '밸브보디(valve body)'를 생산하는 삼기오토모티브의 이야기다.

지난 1일 삼기오토모티브의 서산 공장을 찾았다. 삼기오토모티브는 1978년 설립된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전문업체로 엔진·변속기·샤시부품 등을 포함한 차량용 다이캐스팅 제품을 생산한다.

회사는 이곳 서산 공장에서 합금-주조-가공-조립의 전 공정을 일괄 처리한다. 스크랩을 대형 용광로에 녹여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과정부터 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밸브보디까지 직접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밸브보디는 자동변속기에서 유압을 제거해 기어 단수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삼기오토모티브는 현대·기아차에 밸브보디를 공급 중이다. 2013년부터는 폭스바겐과 아우디에도 이를 수출하고 있다. 회사는 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폭스바겐 그룹과 밸브보디 계약을 체결했다.

이동원 부사장은 "폭스바겐 그룹의 중국 천진공장·독일 카셀공장으로부터 7속 DSG 변속기용 밸브보디 수주 계약을 연이어 체결해 아시아·유럽시장에 본격 진출했다"며 "최근에는 폭스바겐 그룹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용 7속 DSG 밸브보디와 밸브블록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향 매출 비중은 날로 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폭스바겐향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6%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7~8%로 올라갔다"며 "연말에는 매출 비중이 1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향 작년 매출액은 약 139억원, 올해 1분기는 61억원을 달성하면서 올해 전채 매출액은 약 250억~300억원을 예상했다.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바로 회사의 남다른 기술력 때문이다. 삼기오토모티브는 업계에서 최초로 밸브보디 생산 과정에 클린룸을 도입했다. 고압수·초음파 세척을 통해 제품의 불순물을 제거한다.

실제로 기자단이 방문한 클린룸(Clean Room)에서는 공정 후 포장을 마친 제품들이 일렬로 줄지어 있었다. 이들 제품은 바다를 건너 폭스바겐·아우디 공장으로 보내진다.

회사는 차세대 산업인 전기차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4월 삼기오토모티브는 LG전자와 531억원 규모의 전기차 모터하우징 3종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매출액의 17.47%에 해당하는 규모다.

LG전자와 LG화학이 전기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만큼 공식 협력사인 삼기오토모티브의 추가 수주 기대감도 높다. 중국 전기차 시장도 공략 중에 있다.

이 부사장은 "중국 측 업체와 공정 단계를 논의하는 등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전기차 부품 사업은 회사의 새로운 패러다임 중 하나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삼기오토모티브는 지난해 누적 수주 잔고 1조원을 기록했다. 오는 2020년에는 누적 수주 잔고 3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고객사 다변화와 사업 영역 확대는 필수다.

회사는 2020년까지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을 50% 이하로 떨어트리겠다고 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세계 시장에서 줄곧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관계사들의 성장 우려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기오토모티브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매출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67%이던 현대차그룹의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72%로 감소했다.

이 부사장은 "작년 말 GM의 임원을 영입해 GM향 매출을 늘리기 위한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 중이다"며 "폭스바겐과 GM의 협력사로 등록되어 있어, 세계 부품·완성차 시장에서 이를 인지해 영업환경이 더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5월 설립한 중국 법인은 내년 하반기부터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분기 중국법인의 매출액은 19억7900만원, 순손실 1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동원 부사장은 "최근 중국법인으로 수주가 늘어나면서 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를 구축 중에 있다"며 "올해 매출액은 100억원, 내년에는 250억원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현재 주가에 대해서는 서운한 내색을 비쳤다. 사업 성과와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주가 부양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은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지난 4월 김남곤·김치환 공동 대표와 이동원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장내에서 회사 주식을 동시에 매입한 바 있다. 아직 일정을 정하진 않았지만 자사주 매입도 실행할 것이라는 게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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