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받고 시동 켜니 주행거리 370㎞
폭스바겐 골프 타는 듯한 운전 재미
출퇴근 때 타면 한달 '딱 2번' 충전
쉐보레가 국내 판매를 시작한 전기자동차 '볼트EV'는 한 번 충전하면 최대 380㎞ 달릴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충전 주행거리가 짧다'는 전기차의 편견을 깬다. 테슬라의 반값 전기차 '모델3'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았는데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GM(제너럴모터스)은 볼트EV를 세상에 내놨다. 시대를 앞서가는 차다.
지난달 중순 2박3일간 통근용 차량으로 볼트EV를 이용해봤다. 차를 인도받고 시동을 켜니 계기판에 뜨는 주행거리는 370㎞. 넉넉한 주행거리를 보니 충전 걱정이 사라진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전기차와 비교해도 달릴 수 있는 거리가 2배나 길다.
시승은 서울 신내동에서 강남 역삼동까지 출퇴근 때 이뤄졌다. 편도 25~30㎞, 왕복 주행거리는 50㎞를 약간 넘는 거리다. 하루 50㎞ 달린다면 주5일 평일 기준으로 한주에 250㎞, 대략 한달에 1000㎞ 주행하게 된다. 1000㎞ 달리는 동안 충전은 두 번만 하면 된다.
차를 반납할 때 계기판에 찍힌 주행가능 거리는 220㎞였다. 이틀간 차를 몰았는데 200㎞ 이상 주행거리가 남았다. 한 주간 타더라도 출퇴근 차량으로 탄다면 평일엔 충전소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
볼트EV는 내연기관(엔진) 없는 순수 전기차다. 150㎾급 전기모터와 60㎾h급 리튬이온 배터리 조합으로 동력을 전달한다. 차량 제원을 보면 1회 충전으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도심 411㎞, 고속도로 349㎞다. 시내 주행에서 주행거리가 더 길다는 게 특징. 저속주행 때 달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시스템 덕분이다.
에너지소비효율은 전기차답게 뛰어나다. 1㎾h당 5.5㎞ 달린다. 전기차 급속충전기 사용요금은 1㎾h당 173원이다. 휘발유 1L당 약 50㎞ 달리는 셈이다. 급속 충전 1시간이면 배터리 80%까지 충전된다. 집 근처에 충전하는 곳이 있는지 찾아봤다. 환경부의 전기차 충전소 운영현황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인 서울의료원에 급속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운전 재미는 기대 이상이다. 순간 가속은 놀라울 만큼 빠르다. 차체는 작지만 중형세단 쏘나타보다 훨씬 경쾌하게 반응한다. 액셀 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차는 '쭉쭉' 미끄러지듯 속도가 붙는다. 시속 100㎞ 가속이 붙는데 7초 정도면 충분하다. 토크가 좋은 폭스바겐 골프 해치백(디젤)을 몰고가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운전석과 뒷좌석에 번갈아 앉아보니 실내 공간은 준중형급이다. 2열은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다. 이전 스파크EV가 경차를 개조한 전기차였다면 볼트EV는 BMW i3와 같이 전기차 전용 모델로 개발됐다. 크기와 스타일 역시 BMW i3와 비슷하다. 자동변속기 모양은 BMW 기어노브와 모양이 닮았다. 파킹 모드가 기어 상단에 버튼식으로 장착된 것도 BMW와 판박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기존 쉐보레 차량과 마찬가지로 10.2인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을 별도로 장착하지 않고 애플 카플레이(인포테인먼트 기능)를 지원한다. 카플레이를 통해 아이폰을 차량과 연결해야만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전기차는 분명 일상까지 파고 들어왔다. 볼트EV를 통근용 차량으로 이용해 본 소감은 20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받는다면 전기차를 구매해 볼 의향이 생겼다는 점이다. 다만, 충전소가 필요한 전기차 특성상 아직은 출퇴근용 차량으로 적당해 보인다. 이 차를 타고 주말에 강원도 속초나 부산 해운대에 놀러가긴 좀 꺼려진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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