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혁신 현장' 도봉고 방문한 국정위…"고교학점제, 급하게 실행하지 않을 것"

입력 2017-06-02 18:53
"교육 대혁신 필요하지만 제대로 잘하는 게 중요"

교원확충 예산확보 등 문제


[ 박동휘 기자 ]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일 과목선택제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 도봉고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의 실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국정기획위 출범 후 첫 현장 점검이다.

국정기획위 자문위원인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도봉고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학교 교육의 대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고교학점제 등 교육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실행계획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 3명과 조희연 서울교육감, 황재인 도봉고 교장 등이 참석했다.

도봉고는 대학처럼 학생들이 교과를 선택하고 강의실을 다니면서 수업을 듣는 방식을 2010년 도입해 지금껏 운영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란 과목선택제를 토대로 졸업과 학점을 연계하는 제도다. 정해진 학점을 채우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다.

유 의원은 고교학점제에 대해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적성과 진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 수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다만 범위와 시기에 대해선 “급하게 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조 교육감이 ‘즉각 시행’을 강조한 것에 대해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교육계에선 고교학점제를 문 대통령 교육개혁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지나친 성적 경쟁과 입시에 대한 부담 없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업을 듣도록 하자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지향점인 만큼 취지대로 이뤄진다면 사교육 광풍을 잠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만만치 않다. 우선 교원 확충이 필수적이다. 교육부는 5년간 1만5000여 명 증원을 추진 중이지만 예산 확보 문제가 걸려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내신 등 대입과 관련한 제도를 모두 절대평가제로 전환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일선 교사들은 “학점 잘 주는 과목에 대학생이 쏠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