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한국, 포르투갈에 1 대 3 패…8강행 좌절

입력 2017-05-30 22:08
수정 2017-05-30 22:28

기적은 없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국가대표팀은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 3 대 1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조별예선 ‘죽음의 조’를 통과한 여세를 몰아 내심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이상까지 노렸다. 하지만 상대 전적에서 절대적 열세(3무 4패)였던 포르투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대표팀은 강호 포르투갈을 맞아 수비보단 공격을 강화한 전력으로 경기에 나섰다. 잉글랜드전에서 3백으로 수비에 중점을 뒀던 것과 달리 4백을 가동했다. 좌우 측면수비수가 오버래핑에 나서는 4백은 3백보다 공격적인 전술이다. 4-4-2 포메이션에서 조영욱과 하승욱이 투톱을 맡았다.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가 좌우 날개로 나섰다.

수비에선 ‘리틀 호날두’로 불리는 곤살베스를 경계대상 1호로 삼았다. 하지만 곤살베스를 경계한 나머지 다른 선수들을 놓친 게 패인이 됐다. 특히 자다스에겐 멀티골을 헌납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측면 수비에서 불안함을 노출하며 불리하게 전개됐다. 첫 실점이 전반 8분 만에 나왔다. 역습을 위해 오버래핑하던 히베이루에게 우측면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히베이루가 크로스한 공이 무인지경으로 문전을 갈랐고 자다스가 이를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반격은 바로 이어졌다. 전반 15분 이승우가 중원에서 수비수 4명 사이를 돌파한 후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찔러줬다. 조영욱이 골키퍼와의 1 대 1 찬스에서 골로 연결시켰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전반 중반까지 파상공세가 계속됐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크로스의 정확도가 부족했다.

오히려 전반 26분 코너킥 찬스에서 흘린 공에 포르투갈의 역습을 허용했다. 포르투갈이 다시 측면을 파고들었지만 크로스가 윤종규의 등에 맞고 아크 정면으로 굴절되며 한숨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쇄도하던 브루노 코스타가 골문 구석을 노리고 슈팅해 점수차를 2 대 0으로 벌렸다. 두 번의 유효슈팅이 모두 골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후반 14분 접수차를 좁힐 기회가 찾아왔다. 이승우가 페널티라인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백승우가 키커로 나섰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4분 뒤 비슷한 위치에서 다시 프리킥 찬스를 맞았지만 이상헌의 슈팅마저 골대를 빗나갔다.

추격에 조급함을 보이던 대표팀은 후반 23분 완전히 무너졌다. 샤다스가 골대 앞에서 수비수 네 명을 제치고 왼발로 가볍게 멀티골을 완성시켰다.

만회골은 후반 36분 나왔다. 교체투입된 우찬양의이 좌측면을 돌파한 후 낮게 깔아준 공을 이상헌이 오른쪽 포스트를 보고 감각적으로 감아찼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부정확한 크로스가 난무하는 등 무딘 공격이 이어졌고 그대로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핵심 전력으로 거듭난 이승우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신 감독은 보직이 네 차례나 바뀌었던 2년 간의 숨가쁜 여정을 마무리했다. 그의 본업은 A대표팀 수석코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고 이광종 전 U-22 대표팀 감독이 급성 백혈병으로 사임한 뒤 지휘봉을 넘겨받으면서 ‘아르바이트’가 시작됐다.

신 감독은 U-22 대표팀을 재정비해 리우올림픽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A대표팀으로 돌아왔지만 석 달 만에 다시 U-20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는 감독의 부담이 큰 만큼 국제무대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게 대한축구협회의 발탁 배경이었다.

당시 취임 기자회견에서 신 감독은 “이게 내 운명이라 생각한다”면서 “현실에 안주했다면 코치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하지 않으면 감독으로서 더 크게 올라가지 못한다는 게 그가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였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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