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읽는 시대…모바일 환경에 맞춰 작업"

입력 2017-05-30 18:23
수정 2017-05-31 06:44
소설 '보복대행…' 출간한 이외수


[ 심성미 기자 ] “책을 읽지 않는 시대입니다. 서점만이 유일한 시장은 아니라는 생각에 온라인에 소설을 연재했습니다. 새로운 변화와 조화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소설가 이외수(71·사진)가 2005년 《장외인간》을 펴낸 이후 12년 만에 2권짜리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해냄)로 돌아왔다.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서른 살 청년이 식물들의 제보와 도움을 빌려 사회악을 밝혀내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줄거리다. 인간 구원이라는 주제를 판타지적 장치로 녹여냈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지난 2월20일부터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를 시작해 문학 분야 누적 구독자(40만명) 1위를 기록했다. 노장 작가가 굳이 새로운 플랫폼에 12년 만의 신작을 공개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 작가는 “휴대폰을 통해 문학작품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온 만큼 새로운 환경에 맞춰 작업하고 싶었다”며 “무척 어려워서 결국 출판사에서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재편집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적응하는 요령을 터득할 생각”이라며 “죽을 때까지 소설을 쓸 것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편견이나 아집은 빨리 버리는 게 낫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시국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작가의 소설에는 부패한 권력을 뿌리뽑아 청정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염원이 그대로 담겼다.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주인공은 친구들과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꾸려 동물 학대, 성폭력, 언론 왜곡, 뇌물 수수 등을 자행한 인물을 추적한다. 등장인물들은 식물과 공조해 ‘사회악’으로 그려진 인물을 개과천선하게 한다. ‘식물과 교감한다’는 독특한 구성을 꾸린 이유에 대해 그는 “좋은 글을 쓰려면 만물과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사람이 만물을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약한 자가 쓰러져 있을 때 일으켜주고 목적지까지 함께 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고 이런 생각을 소설에 담았다”고 말했다.

작가는 지난해 말 공개된 ‘사법부 간부 사찰’ 문건에 이름이 등장했다. 그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강박관념을 떨치기가 어렵다”며 “지난 정부에서 활동이 많이 제약되는 바람에 먹을 쌀이 떨어질 정도로 생활고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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