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플러스]지주사와 우선주의 동반 랠리…"이례적인 현상"

입력 2017-05-30 13:28


코스피지수의 역대 최고치 경신이 이어지면서 '장기 강세장'의 시그널(신호)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지주사와 우선주의 랠리가 시장의 '과열 논란'마저 잠재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주사와 우선주의 동반 강세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닌 자산가치로 오르는 주식이라서 단순히 순환매 관점에서 해석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코스피(KOSPI)가 역대 지수 기록을 갈아치우며 6.7% 가량 상승한 가운데 우선주와 지주사는 각각 8.6%와 16.5%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주의 경우 평균 4.6%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가 소폭 조정을 받고 있는 이날에도 지주사와 우선주의 52주(1년) 신고가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주사 중에선 한화, LG, GS, 롯데쇼핑 등이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며 우선주의 경우 SK증권우, 흥국화재우, 한화우, LG전자우, NH투자증권우, 삼성SDI우, LG우, GS우, 코오롱우, SK우, 두산2우B, 한양증권우 등이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계량분석 연구원은 "요즘 주식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저평가 가치주 찾기(value play)'의 확산"이라며 "지주사와 우선주의 동반 강세가 그 중심에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주가 동력이 펀더멘털보다 자산가치에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괴리율(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 지주사는 자회사 가치 등에 따라 움직여 왔다는 것. 따라서 이들 주가가 크게 움직이면 순환매의 정점 혹은 과열의 징후로 해석됐다는 게 이 연구원의 진단이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지주사와 우선주의 동반 강세 현상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일시적으로 또는 순환적 강세에 그쳤던 이들 기업의 주가가 시장 상승률을 압도하는 패턴이라서 '장기 강세장'의 징후로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사례"라고 판단했다.

단순 순환매가 아니라면 가치주의 재평가에는 반드시 '촉매제(catalyst)'가 등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등 새 정부의 주주정책 강화 기대감이 그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혁 의지가 강한 정부가 탄생했다"며 "기업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부 부처의 각료 인선만 보더라도 이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배구조 규제의 시작은 개혁이지만 결과는 주주 권익의 향상"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변화가 주주의 권익에는 긍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주사에 대한 비중을 늘려나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지주사 담당 연구원도 "세대 간 승계 시 상속증여세 등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소명할 수 있는 합법적인 현금 창출 수단이 필요한데 이 역시 배당 증대로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지주사 및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종목의 배당 증대 요인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상황이지만, 하반기 내 구체적인 실행 움직임이 발생하면 '밸류 플레이'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이진우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연기금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과 모니터링 강화 등 확실한 시그널이 나오면 오랜 만에 자산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자산주 중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투자 시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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