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흥 한동대 총장 "한강의 기적 일군 한국 교육의 힘 해외에 수출할 것"

입력 2017-05-29 19:45
아프리카에 기업가정신 전수하는 장순흥 한동대 총장

유네스코와 협력해 개도국 교육…학생 150명 전공 연계 해외봉사
"현지인 농장 경영자 탄생 등 성과…교육 수출 체계적 접근 필요"


[ 박동휘 기자 ] 케냐에서 명문 사립대로 꼽히는 케냐세인트폴대에는 기업가정신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과가 있다. 연간 수강생만 1500여 명에 달하는 인기 과목이다. 2011년 첫 수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수많은 아프리카 젊은이를 창업가로 길러낸 이 학과의 시작엔 한동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한동대는 2009년부터 ‘국제기업가정신 훈련대회’를 통해 3년간 교육 노하우를 전수했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사진)은 29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유네스코 유니트윈(UNITWIN) 주관 대학 공동세미나’에 참석해 “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 교육의 힘을 대학이 앞장서 개발도상국에 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취업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해외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도록 도와줘야 청년 실업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교육협력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장 총장을 비롯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재윤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셍던라찬타본 라오스 교육부 장관, 메쿠리아 하일레 전 에티오피아 건설부 장관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유니트윈은 유네스코가 1992년 창설한 프로그램으로, 선진국 대학이 개발도상국 대학과 연계해 지식 격차를 줄이고 개발도상국의 자립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동대가 2007년 최초로 유니트윈 주관 대학으로 지정됐다. 2014년에 숙명여대, 올해 한국방송통신대가 추가로 선정됐다.

장 총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선 나라의 리더가 되려면 공동체를 위한 봉사가 필수”라며 “한동대는 설립 때부터 ‘배워서 남 줘라’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개도국에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교수 40여 명, 학생 150여 명이 국제협력과 관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에 한동대 모델이 딱 들어맞는다”고 여러 차례 말했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장 총장은 “아시아, 아프리카 개도국을 다니면서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게 한국의 교육 경험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간의 교육 교류는 세 가지 한계가 있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학생들이 자기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데다 해당 지역 언어와 문화도 이해하지 못한 채 일회성으로 다녀오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동대는 아예 전공과 연계한 해외 봉사 활동을 정규 과목으로 편성했다.

한동대의 해외 봉사는 개도국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장 총장은 “한동대가 제공하는 기업가정신 프로그램을 들은 학생이 염소 두 마리로 시작해 대규모 염소농장의 주인이 되기도 했고, 가나에선 6만여 명의 공무원 교육을 한동대가 맡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교육 수출에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