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새 8만명 뽑은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
서울·광주·울산 등 5곳서 개최…올해 271개 업체 참가
협력사 "박람회로 인지도 상승, 대졸인력 뽑기 수월해졌다"
[ 강현우/장창민 기자 ]
“재무구조가 튼튼한 중견기업도 인지도가 낮으면 좋은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매년 마련해주는 협력사 채용박람회가 우수 인재 영입에 큰 도움이 됩니다.”(이영섭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협의회 회장)
대기업이 협력사 인재 채용 ‘지원사격’
현대·기아차가 협력업체들의 인재 채용을 지원하는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6월8일), 울산(6월20일), 대구(6월29일), 창원(7월11일)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차례로 열린다. 총 271개의 현대·기아차 협력업체가 참가한다. 2012년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이 박람회의 특징은 현대·기아차가 장소를 제공하고 행사와 관련한 모든 지원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부품 협력사들의 인력 채용까지 지원하는 사례로 국내에선 이례적 행사로 꼽힌다.
현대·기아차가 이 행사를 마련한 이유는 동반성장을 위해서다. 협력사 부품의 질이 자동차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 종류는 2만여 종, 개수로는 7만여 개에 이른다. 이 부품을 완성차업체가 모두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엔진 등 핵심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은 협력사의 도움을 받는다. 신차 개발 사이클이 6~7년에 달하기 때문에 완성차업체는 부품회사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게 필수다.
처우 좋은 양질의 일자리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차 협력사들이 박람회 등을 활용해 총 1만8000여 명을 신규 고용한 것으로 추산했다. 2012년 1만6000여 명, 2013년과 2014년 각각 1만7000여 명, 2015년 1만8000여 명 등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누적 8만여 명에 달한다. 1차 협력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2·3차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행사엔 전국에서 2만여 명의 구직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대졸 구직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접자 중엔 정장 차림을 한 구직자가 많았다. 2012~2013년 교복을 입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많이 보였던 것과는 달라진 풍경이다. 현장에서 만난 구직자 박상훈 씨는 “그동안 이름을 잘 몰랐지만, 맡은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많이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출가스 저감 부품 제조업체 코리아에프티의 엄태원 인사총무팀 차장은 “예전엔 R&D와 생산관리 등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뽑기가 힘들었는데 매년 박람회를 통해 회사를 꾸준히 알린 덕분에 젊은 인재를 많이 채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이 제시한 대졸 신입 연봉은 일반 관리직 3000만~3500만원, R&D 3300만~3900만원 선이다. 고졸 생산직은 2500만~3000만원 수준이다. 이영섭 회장은 “청년 구직자들이 대기업만 바라보지 말고 괜찮은 중견기업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현우/장창민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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