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LPGA 준우승만 세 번째…"벙커샷 정확도 높여야"

입력 2017-05-29 18:29
수정 2017-05-30 07:17
박성현, 완전체로 거듭나려면…볼빅챔피언십 1타차 2위

장타 전체 2위·그린적중률 톱10…"퍼팅 능력 키워야 첫승 따낸다"


[ 이관우 기자 ] ‘똑바로 드라이버, 송곳 아이언, 내비게이션 퍼팅….’ 우승에 필요한 3박자다. 이 중 하나만 빠져도 ‘완전체’인 우승 드라마를 쓰기 어렵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슈퍼루키’ 박성현(25·KEB하나은행)도 마찬가지다. 박성현은 29일(한국시간) 끝난 LPGA 투어 볼빅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는 19언더파를 친 중국의 펑산산. 우승까지 딱 1타가 모자랐다. 박성현의 빠른 우승과 조기 착근을 바랐던 국내 골프팬들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볼빅챔피언십 2위

박성현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L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세 번 했다. 2015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KEB하나은행챔피언십과 지난해 9월 에비앙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참여해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발길을 돌렸다. 국내 투어 통산 10승을 거둔 ‘글로벌급 1인자’란 평가와 함께 미국에 진출한 만큼, 우승컵을 거머쥐는 일은 시간문제라던 기대와는 다른 결과다. 이번 대회에 앞서 출전한 8개 경기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이 3위(HSBC위민스챔피언스)에 그쳤다.


장타는 문제가 없어보인다. 전체 2위에 올라 있어 말그대로 발군이다. 274.766야드로 1위 조안나 클래튼(276.40야드)과 1.634야드 차이밖에 안 난다. 드라이버 정확도가 111위(70.05%)로 들쭉날쭉한 편이지만, 아이언으로 밀어붙인 그린적중률이 76.39%로 전체 10위에 올라 있다. 그린에 공을 올리는 능력이 10위권이면 우승후보의 기본 자질을 갖췄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문제는 그린에 잘 올리는 능력치고는 퍼팅수가 많다는 점이다. LPGA 올 시즌 챔피언 12명 중에서 박성현보다 퍼팅능력(온 그린 시 평균 퍼팅수)이 떨어지는 경우는 딱 세 명이다. 나머지 9명은 박성현의 홀당 평균 퍼트수(1.773)보다 모두 적었다.

◆벙커탈출 강자돼야

장타자치고 이글을 잡아내는 확률이 낮은 것도 흠이다. 박성현은 장타 서열 2위이면서도 이글은 올 시즌 한 개밖에 잡아내지 못했다. LPGA 장타 서열 상위 10명 중 이글 한 개 이하를 잡아낸 선수는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밖에 없다. 나머지는 모두 2~7개의 이글을 잡아내며 장타자의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1~2타로 승부가 결정되는 투어에서 이글은 막판 승부수가 될 확률이 높다. 올 시즌 챔피언 12명 중에서도 박성현보다 적은 이글을 잡아낸 선수는 노무라 하루(일본)밖에 없다. 조도현 프로는 “장타자가 이글을 잡아내지 못하는 건 우선 롱아이언이나 하이브리드, 우드류가 약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파5 2온 확률이 낮은 데다, 이를 만회할 만한 퍼팅능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자칫 우승권에서만 맴돌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정확한 벙커샷도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박성현은 올 시즌 34.04%의 샌드세이브율을 기록해 투어 전체 122위에 올라 있다. 볼빅챔피언십에서도 벙커 탈출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는 4개 라운드에서 3개의 벙커샷을 했고,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이때 놓친 3타 중 1타 이상만 파 세이브로 연결시켰더라면 볼빅챔피언십 우승자 펑산산과 연장에 갈 수도 있었다는 아쉬운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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