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강판 넘어…포스코 '녹슬지 않는 철' 새 먹거리로

입력 2017-05-26 18:08
'포스맥' 해외서 뜨거운 반응

해양·축산시설물 등 수요 늘며 2년새 판매량 3배…성장 가속
포항 이어 광양서도 생산 계획

평창올림픽 이동식 주택 적용
건자재 공략…자동차부품에도 활용
'포스트 오토시대' 신사업 확장


[ 박재원 기자 ]
‘녹슬지 않는 철’이 포스코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2년 새 판매량이 세 배 늘어나는 등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포스코는 26일 녹슬지 않는 철로 불리는 ‘포스맥(PosMAC)’으로 만든 이동식 주택(사진)을 강원 평창에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가 머물 숙소다. 총 300개의 방으로 구성된 이 숙소는 600t의 포스맥 강재가 쓰였다. 반짝이는 건물 외관부터 각 방 욕실 벽까지 모두 녹슬지 않는 철이 사용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하면 외부에 노출된 기존 강판은 쉽게 녹슬고 심하면 구멍까지 뚫릴 수 있다”며 “포스맥 제품은 강판 절단면의 내식성도 뛰어나 건자재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포스맥의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건설 계열사인 포스코A&C와 함께 국내 첫 이동식 숙소를 고안해 냈다. 건자재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포스코 고유 기술로 탄생한 포스맥은 2009년부터 5년간 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아연,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이 도금돼 기존 용융아연도금강판(GI)보다 내식성이 다섯 배가량 높다.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25%를 차지하는 자동차강판 의존도를 줄이고 포스맥 등 신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최근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오토시대(자동차강판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를 대비해야 한다”며 포스맥 판로 확대를 강조했다.

포스맥 성장세는 매섭다. 2014년 첫해 4만t에 불과하던 판매량은 지난해 12만t으로 2년 새 세 배로 늘었다. 올해 판매 목표로 세운 20만t도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늘면서 포항공장에 이어 광양제철소에서도 올 11월부터 제품을 생산한다. 향후 건자재는 물론 자동차 부품 등으로 활용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고내식강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 하지만 해외에서 반응은 뜨겁다. 중국 산시성 태양광 발전소 등 곳곳에서 포스맥을 사용했다. 특히 해양 시설물, 조선용 소재, 해안 인접 지역 등에서 문의가 많다. 부식에 취약한 스테인리스 소재와 비교해 우수한 성능을 갖춘 덕분이다. 축산용 건자재에도 적합하다. 알칼리성을 지닌 소, 돼지, 닭 등의 분뇨로 인한 축산 시설물 부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영장, 세탁기 등 고온다습한 환경과 건축외장재, 에어컨 실외기, 각종 펜스 등 미세먼지에 노출되거나 비바람을 맞는 곳에도 포스맥이 제격”이라며 “최근 인천~김포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프로젝트에 포스맥 소재 가드레일을 사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태국 방콕 국제공항 진입로 가드레일과 인도네시아 말랑시 모듈러 교량 난간 등에도 포스맥이 사용될 예정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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