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옥·티타늄 등 파격 소재로 냉감 효과
패션업계가 여름을 앞두고 '아이스 테크'(ICE-Tech) 전쟁에 돌입했다.
여름이 갈수록 길어지고 더위도 심해지면서 주요 업체마다 파격적인 소재로 냉감 기능을 높인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린넨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커피에서 옥, 티타늄에 이르기까지 기술력을 가미한 다양한 소재의 냉감 의류가 등장했다.
2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프알제이는 커피 원두를 특수 가공 처리해 원사에 적용한 '아이스카페 데님'을 내놓았다.
이 데님은 입었을 때 일반 청바지보다 착용자의 체감 온도를 1~2도 정도 낮춰준다. 커피 입자가 주입된 섬유로 제작해 수분을 지속적으로 방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냄새를 조절하고 흡수하는 기능이 뛰어나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도 한결 쾌적하게 입을 수 있다. 에프알제이는 지난해 처음 '아이스카페 데님'을 시장에 선보인 뒤 올해 라인업을 더욱 확대했다.
아이더는 열 전도율이 낮은 티타늄을 팬츠에 사용했다. 티타늄 도트를 팬츠 엉덩이 뒤쪽에 부착해 쿨링 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팬츠 안쪽에는 아이스 큐브를 새겨넣어 수분이 마르는 동안 접촉면에 냉감 효과를 주도록 했다.
마모트는 옥을 원료로 한 냉감 소재 '스톤 콜드'를 적용한 여름 팬츠를 내놓았다. 스콘 콜드는 옥을 미세한 분말가루 형태로 원료에 배합한 후 염색할 때 원단에 흡착시키는 임플란트 방식을 쓴다.
이를 통해 냉감 효과를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다. 옥의 양전자 성분이 박테리아를 섬유에 가두고 번식하는 것을 차단해 항균과 향취 효과도 좋다.
패션업계가 기존에 쓰지 않던 이색 소재를 써가며 아이스 테크 경쟁을 하는 건 갈수록 봄은 짧아지고 여름이 길고 무더워지고 있어서다.
올해 역시 5월부터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냉감 의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랜 경기 불황과 시장 포화로 차별화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도 냉감 경쟁을 부추긴다.
아이더 상품기획총괄 우진호 부장은 "해마다 여름 의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제품 차별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업계는 오랫동안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기술 경쟁으로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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