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출시 두달 만에 300만병 돌파
감칠맛·부드러운 목넘김 '인기'…20~30대 소비자들과 적극 소통
[ 김태현 기자 ]
부산의 소주회사 대선주조(대표 조우현·사진)가 올 들어 약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시장에 내놓은 ‘대선블루’ 소주의 판매량이 매달 60% 이상 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대선주조는 “3월28일 대선블루가 300만 병 판매를 넘어선 이후 열흘마다 약 100만 병씩 팔려 지난 9일까지 700만 병을 돌파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대선주조의 시장 점유율도 지난 1월 20.4%에서 4월에는 25.5%까지 올랐다.
대선블루 관계자는 “대선블루가 지난 1월20일 출시된 뒤 두 달여 만에 300만 병을 돌파한 것은 시장 회복의 신호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대선주조의 기존 제품인 ‘즐거워예’와 ‘시원블루’가 300만 병 판매를 돌파하는 데 5개월 정도 걸린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 증대 속도가 배 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블루의 300만 병 돌파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대대적 TV광고 없이 입소문으로만 일군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대선주조의 판매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선주조는 맛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증류식 소주 원액을 섞어 소주 특유의 감칠맛을 깊이 있게 살린 것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벌꿀과 천연 감미료인 토마틴으로 쓴맛을 잡아주고, 연구소가 개발해 특허까지 취득한 원적외선숙성공법을 적용해 목넘김을 한결 부드럽게 만든 점이 소비자의 입맛을 잡았다고 했다. 대선블루(16.9도)는 지난 2월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 희석식 소주 17도 미만 부문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주류 전문가들에게 맛과 품질을 인정받기도 했다.
상표 디자인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한몫했다. 대선주조는 1970년대 부산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선주조의 ‘대선(大鮮)’소주 상표를 그대로 가져와 대선블루를 출시했다. 당시 제품을 기억하는 중장년층 소비자에게는 옛 추억을 상기시켰고, 이를 모르는 20~30대 젊은 층에는 파란색 바탕에 크게 인쇄된 제품명 ‘대선’과 하단의 물결무늬 등 독특한 복고풍 디자인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지난 2월 40~50년 전 ‘됫병’ ‘4홉들이’ 추억을 연상케 하는 700mL 대용량 버전을 한정판으로 내놓은 마케팅전략도 대선블루의 복고 소주 이미지를 다시 전달하는 효과를 봤다.
대통령선거와 맞물리며 제품 이름이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되는 효과도 거뒀다. 선거일이 5월9일로 확정되고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대선블루가 대통령선거의 줄임말인 ‘대선’을 연상케 하는 이름 덕분에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1월 제품 출시와 함께 선보였던 광고포스터의 카피 ‘대선으로 바꿉시다’는 유세 기간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대선블루의 상표디자인과 이름 등이 출시 초기부터 연달아 이슈가 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부산의 소주브랜드로 명확하게 인식이 됐다. 제품의 맛과 품질이 재구매를 이끌어냄으로써 판매상승세를 만들고 있다. 대선 기간에는 ‘대선’이라는 이름으로 대선블루가 관심을 모으자, 선거참여 독려 캠페인을 펼쳐 호응을 얻기도 했다.
대선주조는 부산과 울산, 경남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현장마케팅에 집중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의 대선 소주 반응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현장으로 찾아가서 홍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번화가뿐만 아니라 곳곳의 현장에 나가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며 영업활동에 반영해 빠르게 변하는 시장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온라인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대선블루 홍보를 위해서다. 대선주조 공식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한 온라인마케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블로그에는 지역축제, 맛집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임직원들의 현장마케팅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전달하며 20~30대 소비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투트랙으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고 홍보에 유연하게 반영해 대선블루 상승세를 계속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는 “대선블루는 품질로 승부하고자 오랜 연구 끝에 선보인 제품”이라며 “소비자의 반응이 큰 만큼 더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소비자와 함께할 수 있는 마케팅을 펼쳐 ‘부산 1등 소주’ 자리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대선주조는 1930년 부산에 설립된 소주 제조사로 2011년 향토기업인 BN그룹에 인수됐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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