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익 내는 공공기관 먼저 정규직화, 차별 소지 있다"

입력 2017-05-24 19:53
수정 2017-05-25 05:18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

경제정책·정부운영 등 검증
이낙연 "규제프리존법 필요하다…광역단체와 제2국무회의 정례화"

위장전입·병역 면제 '공방'
야당 '부인 위장전입' 제기에
이낙연 "몹시 처참하다" 시인

"김영란법 수정 검토할 때"


[ 임도원 / 유승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이익을 내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차별 소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일자리 창출 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 인상에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다가 무산된 규제프리존특별법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재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증세는 마지막 수단

이 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첫날 질의응답을 통해 일자리 창출, 증세 등 경제 문제와 대북정책, 정부 운영 등 각 분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경쟁력이 있는 게 아니라 태생부터 흑자가 보장되는 ‘금수저’ 공공기관부터 정규직 전환을 하는 것은 ‘흙수저’ 공공기관에 대한 차별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자는 “훌륭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동의했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재정 부담과 관련해서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개별 공약 실천 방안과 실천 계획을 다듬어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법인세율 인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 생각하지 않는 거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해선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후보자는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당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겠다”고 말했다.


◆“재벌 총수 사면 자제해야”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은 개정 필요성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후보자는 김영란법 개정 가능성을 묻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검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맑고 깨끗한 사회라는 가치는 포기할 수 없지만 과도하게 피해를 보는 분야가 생겨선 안 되기 때문에 양자를 다 취할 수 있는 지혜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부가 준비 중인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이 국가재정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몇 가지 제약이 있지만 대량 실업 우려에 비교적 근접한다고 생각한다”며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로 치닫고 있고 당분간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재벌 총수들이 국가 경제에 기여한 바를 충분히 평가하지만 특별한 존재로 대접받는 것은 옳지 않다”며 “총수라고 사면해주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인 위장전입 시인

야당은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와 증여세 탈세 의혹, 부인 위장전입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며 도덕성 검증에 나섰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이 2001년 현역 입대 판정 후 어깨 탈구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소위 불안정성 대관절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병역 면탈 방식으로 악용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2002년 병역 면제 판정을 받고 치료를 위해 노력했으나 이듬해 뇌하수체 종양이 발견돼 목숨을 건 뇌수술을 해서 재신검을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병역 관련 의혹을 제기한 뒤 “‘지랄하네’, ‘너는 군대 갔다 왔냐’ 등의 문자를 받았다”며 “총리 자질을 검증하는데 ‘문자 폭탄’이 계속돼 유감”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교사였던 부인이 서울 강남교육청 소속 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논현동에 위장전입했다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몹시 처참하다”며 “아주 어리석은 생각에 그런 일이 저질러졌다”고 말했다.

임도원/유승호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