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새 펀드 만드는 골드만삭스PEF 한국서 '제2의 배달의 민족' 찾는다

입력 2017-05-24 18:19
이재현 골드만삭스PIA 한국 담당 대표 인터뷰
고령화 등 사회변화속도 따르지 못하는 서비스업종 투자


이 기사는 05월24일(11: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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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핵가족화 등 우리 사회의 변화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서비스 업종에 투자해 소비자와의 간격을 메우겠습니다.”

골드만삭스 계열 사모펀드(PEF)인 골드만삭스PIA가 올해 10조원(80억달러)짜리 펀드를 새로 만들어 한국 시장에서도 투자처를 찾아나선다. 골드만삭스PIA는 지난 20여년간 국민은행과 씨앤앰에서부터 배달어플리케이션(앱)인 배달의민족과 부동산 앱 직방까지 우리나라 산업의 전환기마다 새롭게 뜨는 기업을 귀신같이 찾아낸 운용사다. 벌써부터 제2의 배달의 민족과 직방이 어디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현 골드만삭스PIA 한국 담당 대표(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미 존재하는 시장이지만 소비생활의 변화에 비해 서비스 개선 속도는 느린 업종에서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의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배민키친'에서 ‘이미 존재하지만 더 개선할 수 있는 업종’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배민키친은 서울 이태원의 맛집들을 강남지역에 배달전용지점으로 입점시켜 강남에서는 배달의 민족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단순한 배달앱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면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서비스로 평가된다. 우리 주변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아이디어는 직방 등 골드만삭스PIA가 투자한 여러 회사에서도 나타난다. 이 대표는 “물론 새롭게 뜨는 서비스업이 다 유망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랜 기간 사업을 해 나갈 수 있으려면 경기순환에 지나치게 민감한 업종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국내 최대 산업가스 제조업체인 대성산업가스가 1조9500억원에 팔리면서 이 대표는 ‘스타 PEF 매니저’의 반열에 올랐다. 불과 2년여 만에 3배 가까운 차익을 냈기 때문이다. ‘메가딜’보다 그가 업계의 주목을 받는 더 큰 이유는 배달의 민족과 직방, 주방용품 제조사 해피콜 등 뜨는 사업을 포착해 투자 타이밍을 반박자 빨리 가져가는 ‘감’ 때문이다. 처음 투자했을 때만 해도 ‘글로벌 PEF가 왜 이런 장래성이 불투명한 사업에?’ 고개를 갸웃하게 했던 곳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압도적인 국내 1위로 성장해 ‘제2의 대성산업가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PEF 업계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운용사들의 눈엔 들어오지 않는 원석발견능력이 특히 요구되는 때지만 이 대표는 “기업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재무제표조차 없지만 떼어내 인수하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부가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PIA는 외국계 PEF 가운데 가장 꾸준하게 한국에 투자해 왔다. 1999년 국민은행에 5억달러를 투자한 이래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이 2조원을 넘는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헐값에 산 기업으로 대박을 터뜨리고 철수한 외국계 PEF와 다른 점이다.

특히 새로 뜨는 업종에서 신주에 투자하는데 일가견을 보여왔다. 기존 주주들이 돈을 버는 구주 인수 대신 회사의 자본금을 늘리는 신주투자로 기업의 새 성장동력을 공급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투자해 금융회사의 경영정상화에 기여했고 방송미디어 성숙기인 2000년대 초반 씨앤앰에 투자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의 전환을 지켜봤다. 2000년대 후반 신재생에너지가 뜰땐 CS윈드와 손잡고 풍력타워 부문 세계 1위에 올랐고 소셜미디어와 먹방(요리방송)의 시대인 2014년부터는 배달의 민족과 직방 해피콜에 투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소수지분 투자 이후 대주주와 오랫동안 발전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 골드만삭스PIA의 차별성”이라며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재편과 관련한 거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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