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중 관계 해빙 기대에..호텔신라, 회사채 수요예측 성공

입력 2017-05-23 17:43
2000억 모집에 6300억 몰려..2500억으로 증액 결정
한중 관계 냉각에 중국 관광객 줄며 '부정적' 등급 전망
투자 나선 기관 "한중 관계 개선 조짐..안정적 전망 회복 예상"


이 기사는 05월23일(10: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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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호텔신라가 기관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모집금액의 3배 넘는 수요를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한·중 관계 냉각으로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받았지만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면서 기관들의 투자가 몰린 덕분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공모 회사채 총 2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전날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 총 63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청약 경쟁률은 3.15대 1이다. 만기별로 1000억원어치씩 발행할 예정이었던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4200억원, 2100억원의 수요가 들어왔다. 이에 호텔신라는 발행 규모를 25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발행일은 오는 29일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호텔신라의 수요예측 성공은 한·중 관계 분위기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회사채 발행에 앞서 지난 15일 신용평가사들은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을 ‘AA0’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호텔신라를 포함한 서울 시내 면세점이 2014년 6곳에서 올해 말 13곳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면세점 시장의 경쟁이 심화됐다. 지난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중국 정부가 올 3월 한국 단체관광의 예약과 발권 업무를 대대적으로 중단하는 비공식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도 악재다. 신라호텔 면세점 수요의 약 70%를 중국인 관광객들이 차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호텔신라 수요예측 흥행에 '파란불'이 켜졌다. 문 대통령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중국 특사로 파견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9일 이 특사를 만나 “상호 신뢰를 구축해 갈등을 잘 처리해 양국관계를 정상적인 궤도로 되돌리길 바란다”며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부정적 등급 전망이 붙긴 했지만 중국과 관계가 개선되면 안정적 전망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기관투자가들이 호텔신라 회사채 매수에 나선 것”이라며 “현재 호텔신라 회사채 가치가 바닥이라고 생각한 기관들이 대거 투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관들은 ‘부정적’ 등급 전망이 붙어있어 희망금리를 현재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AA-’ 수준으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발행금리는 3년물이 연 2.10% 이상, 5년물이 연 2.47% 이상 수준에서 잠정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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