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가볼 만한 여행지
[ 이선우 기자 ]
나만의 비밀정원 찾아 '숲속여행'
어느새 초여름 문턱이다. 자연은 푸른 옷을 갈아입고 눈부시게 변하고 있다. 1년 중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긴 여행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이 있고 심신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여행지를 찾아 가볍게 떠나보면 어떨까? 온전히 자연을 느끼거나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여행지를 모아봤다. 다가오는 듯싶다 금세 사라지고 마는 초여름 정취를 느끼러 함께 떠나보자.
복잡한 도심 속 일상을 떠나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기엔 수목원만 한 곳이 없다. 시원한 나무그늘과 상쾌함이 그만인 숲속여행은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경기 성남에 있는 신구대 식물원은 형형색색 아름다운 자연을 선사하는 도심 속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20개나 되는 정원 중 하나인 중앙광장의 화려함이 신화 속 신전의 정원을 연상시킨다면 펌프 우물과 장독대를 중심으로 봉선화, 붓꽃 등으로 가득한 전통정원은 옛 정원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두꺼비분수 곤충생태원 등 볼거리에 음악회, 전시회 등 문화행사도 즐길 수 있다. 7000원부터.
웃음이 넘치는 동산이라는 의미의 소울원은 파주시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드넓은 대지에 신비로운 나무와 정원석으로 각종 드라마 촬영과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술작품을 연상케 하는 소나무와 향나무, 분재,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나무화석 등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수령 250년이 넘는 떡갈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모여 있는 ‘참나무 사총사’ 아래 있는 테이블과 의자는 소울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휴식장소다. 5000원부터.
오산시 물향기수목원은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과 가까워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곳이다.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유실수원 등 20개 테마정원을 이어주는 숲길은 최고의 힐링로드로 꼽힌다. 각종 희귀 분재를 모아 놓은 분재원도 필수 관람 코스다. 매일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산책로 정비가 잘 돼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하기에도 좋다. 1500원부터.
인파를 피해 사색을 즐기고 싶다면 용인시 모현면 용인자연휴양림이 좋다. 사전예약제를 통해 주말 방문객 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성수기라 할지라도 붐비는 일이 없다. 넓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휴일의 여유를 만끽하며 낭만적인 캠핑도 즐길 수 있다.
캠핑 장비가 없다면 인디언텐트나 캐빈하우스를 예약하면 된다. 아이들을 위한 숲속놀이터, 짜릿한 스릴을 원하는 어른들을 위한 에코어드벤처도 운영한다. 2000원부터.
'칙칙폭폭'기차 …'씽씽'자전거 여행
전남 곡성군 섬진강기차마을의 관문은 1998년까지 역사로 쓰이던 곡성역이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간이역을 지나 마을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미니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총 2.4㎞ 구간을 도는 데 20~30분이면 충분하다. 아기자기하고 낭만 가득한 기차마을의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차 체험공간 치치뿌뿌 놀이터, 4차원(4D) 영상관, 요술랜드, 미니 동물원, 전통체험관 등 잊고 있던 동심을 되살려 주는 다채로운 관람시설 외에 3만7000여 그루, 1004종의 장미를 보유한 장미공원에선 이달 28일까지 세계장미축제가 열린다.
기차마을의 백미는 증기기관차다. 1960년대 운행하던 증기기관차가 섬진강변 철길과 도로를 따라 기정역까지 10㎞ 구간을 달린다. 중간 기착지인 침곡역에서 가정역에 이르는 5.1㎞ 구간은 레일바이크를 타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섬진강의 바람 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마을 입장료는 3000원. 증기기관차는 4500원부터이며 레일바이크는 2만원부터.
봄기운 완연한 5월 말, 6월 초는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만발한 꽃 향기와 시원한 바람을 가르는 기분을 만끽하기에 더 좋을 때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경기 안산시 안산나들목 입구 사거리~안산천~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안산자전거길은 가족 하이킹 코스로 딱이다.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고 커브도 심하지 않은 평이한 코스로 자전거 타는 것이 서툰 아이들에게도 전혀 부담이 없다.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면 남양주 자전거길이 좋다. 팔당역~양평~충주 탄금대교로 이어지는 길이 148㎞ 남한강 자전거길과 남양주 북한강철교~춘천 신매대교를 잇는 70.4㎞ 자전거길 등 두 코스다.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내 민통선 구역에서 자전거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28일 파주 임진각 평화의 종각~통일대교~64T 통문길을 돌아오는 17.2㎞ 구간에서 DMZ 자전거투어 행사가 열린다. 선착순 300명, 참가비 1만원, 장비 대여는 3000원.
안산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페달로는 가격도 저렴하고 101곳의 정류장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1000원부터. 남양주 자전거길에선 능내역과 팔당역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를 이용하면 된다. 요금은 3000원부터.
우리 소리를 찾아 떠나는 문화여행
조상들의 흥이 깃든 농악의 역사와 전통을 체험해 보고 싶다면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문화촌으로 가보자. 호남자도농악의 대표적인 마을풍악굿인 400년 역사의 필봉농악의 진수를 경험하기 위해 매년 3만여 명이 찾는 곳이다. 필봉농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풍물전시관과 한옥촌 취락원에선 다양한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오는 8월까지 실내공연과 야외공연장에서 ‘필봉 굿(Good)! 보러가세’ 상설공연과 취락원 안마당에서는 6~8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부터 필봉마을 사람들의 푸진굿, 푸진삶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탄생한 창작음악극 ‘필봉연가’가 펼쳐진다.
한옥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필봉문화원의 명소 취락원이 운영하는 한옥스테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2~15인실까지 인원에 따라 숙박할 수 있다.
초여름 정취를 느끼기엔 한옥체험도 제격이다. 전남 곡성군 심청한옥마을은 눈먼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생명마저 던진 효녀 심청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다. 곡성은 예부터 철 생산지로 알려져 중국과 일본 무역상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효녀 심청 이야기 역시 곡성의 이런 역사적 배경에 근거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기와집 10동, 초가집 12동으로 구성된 전통 한옥마을로 효의 본고장인 곡성의 상징과도 같다. 섬진강 물줄기를 타고 자리잡은 옛 송정마을의 원래 집터와 가옥 원형을 그대로 살렸다. 툇마루에서 섬진강 건너편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산너울과 일출 등 전주, 경주 등 다른 지역의 한옥마을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마을에서 곤방산 자락 울창한 숲으로 연결되는 산책로는 심청한옥마을을 다녀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명소다. 여름철이 되면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반딧불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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