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 출신 386들 586되어 청와대에 속속 포진

입력 2017-05-19 17:42
수정 2017-05-20 06:27
임종석 실장·권혁기 춘추관장·윤건영·송인배·유송화 비서관 등
문재인 대통령, 개혁성·실무 능력 높이 평가


[ 조미현/은정진 기자 ] 1980년대 학생운동에 앞장섰던 총학생회장 출신 인사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진에 속속 포진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양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아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제1부속비서관에 내정된 송인배 전 선거대책위원회 수행총괄팀장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정무비서관에 내정된 한병도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원광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국정상황실장에 내정된 윤건영 전 선대위 제2상황실 부실장과 권혁기 춘추관장은 국민대 동문이면서 각각 1991년과 1993년에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김정숙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비서관에 내정된 유송화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호남 출신인 유 내정자는 이번 대선기간 김 여사가 호남 밑바닥 표심을 훑는 데 공을 세웠다.

이 같은 운동권 인사들이 본격적으로 중앙 정치에 진출한 것은 김대중 정부부터다. ‘386세대(당시 30대 중후반+80년대 학번+60년대생)’라는 단어가 유행한 것도 이들이 정치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에 큰 역할을 한 운동권 인사를 청와대에 대거 기용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미숙하고 정의감만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운동권 출신을 대거 기용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데다 개혁성과 정책 실무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세월이 흘러 이제 586세대가 된 그들은 오랜 시간 국회와 지자체 등 정치 및 행정 영역에서 현장 경험을 축적했다”며 “과거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문 대통령을 보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미현/은정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