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락근 바이오헬스부 기자) 후지필름과 올림푸스가 도쿄대, 일본소화기내시경학회와 협력해 2020년까지 내시경으로 찍은 이미지로 병변이 있는지를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1일 보도했습니다.
두 업체는 모두 카메라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위암이나 대장암을 검사하는 내시경 기기도 만드는데요. 특히 전 세계 내시경 기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올림푸스는 매출의 77%가 의료기기에서 나올 정도니까 의료기기 전문 업체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후지필름도 헬스케어 사업부가 2015년 4235억엔(약 4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헬스케어 사업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AI를 도입하는 건 의사가 암 진단을 위해 화면을 판독할 때 걸리는 시간과 수고를 덜기 위해서입니다. 일본도 한국처럼 조기암 진단을 위해 국가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장려하고 있는데요. 내시경 기기를 잘 다루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의사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일본 전역의 32개 병원에서 올해 말까지 30만건 이상의 내시경 검사 사진을 모으면 그걸 바탕으로 AI가 스스로 학습합니다. 학습이 된 이후 AI에게 내시경 촬영 사진을 보여주면 그 중에서 병변으로 의심되는 사진을 의사에게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최종 판단은 의사가 내립니다.
의료에 AI를 접목하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후지필름과 올림푸스도 오래 전부터 내시경으로 촬영한 사진에서 병변을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왔는데요. 내시경 이외에도 엑스레이 등 다른 의료기기에도 접목시킨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루닛, 뷰노 등 대표적인 AI 기반 의료 영상진단 업체들이 있습니다. 이밖에 방식은 다르지만 암환자들의 정보를 기반으로 AI가 의사에게 맞춤형 치료 옵션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IBM의 AI ‘왓슨 포 온콜로지’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의료 현장. ‘미래에는 의사가 인공지능에 대체된다’, ‘인공지능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신개념 의사들이 등장할 것이다’ 등 여러 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끝)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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