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심기 기자 ]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사진)이 주주들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다이먼 회장은 “나는 애국자이며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응수했다.
1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주(州) 웰밍턴에서 이날 열린 JP모간 연례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가 다이먼 회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라”고 요구했다.
주주들은 ‘배커스 오브 헤이트(Backers of hate·증오를 지지하는 기업)’라는 웹사이트에 “트럼프 정부와 거리를 두라”는 메시지가 4000여 건이나 답지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이 사이트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이익을 얻는 기업과 금융회사를 겨냥해 정부와의 관계 단절을 압박하기 위해 개설됐다.
다이먼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자문단인 ‘전략정책포럼’ 위원을 맡고 있다. JP모간은 회사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50만달러를 후원했다.
주주들은 또 다이먼 회장에게 트럼프 대통령 자문위원직에서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질의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에 “나는 애국자”라며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트 대통령은 (미국이라는) 비행기의 조종사다. (나는) 어떤 대통령이라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들의 압박이 이어지자 다이먼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주들과의 신경전에도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12명 등기임원 지명과 2800만달러에 달하는 다이먼 회장의 지난해 연봉 및 성과급 지급 건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CNBC는 델라웨어주에서 JP모간이 민간기업 중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어 이곳을 주주총회 장소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