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어떻게 익사했나"…경찰, 감식기술 개발 착수

입력 2017-05-16 19:31
미생물 DNA 등 DB화
서식지 등 사건지점 파악
증거수집 획기적 진전 기대


[ 이현진 기자 ] 경찰이 수중 증거물과 변사체의 이동경로를 감식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다. 부패가 심해 판별이 어려운 수중 증거물은 이동경로를 파악해 최초 사건 지점을 알아내는 것이 수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6일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실에 따르면 경찰은 상명대와 함께 ‘수중 증거물·변사체 이동경로 및 입수경과시간 분석기술’ 개발에 나섰다. 다음달께 1차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강이나 바다에 빠져 부패한 증거물과 변사체의 이동경로 등을 파악할 경우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수중 사건은 환경이 변화무쌍해 수사가 어렵다. 증거물이나 사체를 손실할 가능성도 높다. 경찰은 원활한 수중 수사를 위해 2013년 12월 공공잠수사 자격을 딴 경찰 61명으로 수중과학수사대를 발족했다. 이로써 증거물 및 변사체 수거는 △2014년 7건 △2015년 33건 △2016년 155건으로 매년 늘었다.

다만 정확한 감정기법이 없어 증거물을 놓고도 해석할 방도가 없다는 게 문제다. 변사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과 DNA 감정, 경찰의 지문 감정 정도에 그친다. 이마저 익사체는 부패가 심해 수중 사건의 약 20%는 신원 파악도 안 되는 실정이다. 최근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 경인 아라뱃길 머리 없는 수중변사체 사건 등 범인들이 증거물을 수중에 은닉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증거물 등의 수중 이동경로 및 입수경과시간을 알면 사건 발생 장소와 시점을 추정할 수 있다. 경찰이 추진하는 방법은 수중착생생물의 DNA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예컨대 증거물이나 변사체에서 발견한 조개나 미생물 등의 주 서식지를 밝혀내면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바다나 강물이 따뜻해지며 떠오르는 익사체가 많다”며 “감정기술이 개발된다면 이 같은 사건의 수사가 한결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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