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코스모진 대표 "교황도 할리우드 스타도 맞춤 의전관광에 찬사"

입력 2017-05-16 17:59
김정은 기자의 여풍당당 (13)

외국인VIP 의전 전문여행사
2001년 국내 최초로 설립…공항 영접서 예약·섭외까지

종교 등 분석 맞춤형 서비스, 만족도 높아 재이용 많아
가이드 양성 아카데미 운영


[ 김정은 기자 ]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에릭 슈밋 알파벳 회장, 할리우드 스타 제시카 알바와 영화감독 우디 앨런, 노벨상 수상자와 정치인…. 정명진 코스모진 대표를 거쳐간 해외 유명 인사(VIP)들이다.

코스모진은 2001년 정 대표가 설립한 국내 최초의 외국인 VIP 의전전문 여행사다. 외국인 VIP 의전관광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VIP에게 공항 영접부터 호텔 숙박, 관광 안내, 예약과 섭외 등 개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코스모진을 통해 한국을 찾는 외국 VIP는 매년 5만 명이 넘는다. 정 대표는 외국인 의전관광 불모지이던 한국에서 이 분야를 개척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세심한 맞춤형 의전’ 차별화

정 대표는 호주에서 유학한 뒤 나운건설에서 국제회의를 기획하는 업무를 맡았다. 국제행사를 일반 여행사에 맡겨 진행했는데 당시엔 외국인 VIP 의전 개념이 없어서 가이드가 VIP들을 데리고 쇼핑센터에 가는 등 VIP들의 불만이 많았다. 의전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29세에 퇴직금 700만원으로 회사를 세웠다.

워낙 생소한 개념이라 특급 호텔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 무렵 전 나이지리아 국방부 장관 부부가 한국을 찾았다. 출국 직전 장관 부인이 갑자기 ‘한식당에서 먹은 멸치볶음을 본국에 가져가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륙까지 네 시간 남아 촉박한 상황이라 정 대표는 공항 인근 음식점을 샅샅이 뒤지며 무작정 주방에 들어가 멸치를 볶아달라고 사정했다. 그는 “멸치볶음과 남은 재료, 레시피를 가방에 따로 담아 전달했다”며 “섬세한 서비스에 감동한 장관 부부가 감사 손편지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코스모진만의 차별화 전략은 세심한 배려와 맞춤형 서비스다. 국적과 종교, 개성, 식습관, 특이점 등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뒤 일정을 짠다. 정 대표는 “일반 관광객과 섞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주요 관광지에 야간 개장을 요청하는 일이 많다”며 “분단국가이다 보니 공동경비구역(JSA), 판문점, DMZ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정보기술(IT)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방문해 제주도에서 바다낚시를 즐겼을 때는 요트에 물고기 유도장치를 달고 먹이를 뿌려줄 잠수부를 고용해 낚싯줄 주변으로 물고기를 모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VIP 관광도 콘텐츠로 승부”

정 대표는 “잘하려고 의욕이 넘치기보다는 적절한 센스로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게 관건”이라며 “회의나 행사, 계약 등의 비즈니스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전관광이 ‘제3의 협상테이블’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건설사에서 수주 프로젝트와 관련해 초청한 외국 VIP를 인솔해 경복궁에 가서 “우리 조상은 서로 돕고 힘을 합쳐서 이렇게 멋진 건축물을 만들었다”고 설명하며 계약건에 의미를 부여하는 식이다. VIP들의 만족도가 높다 보니 재방문 시 이용률도 높은 편이다.

코스모진은 관광가이드 양성 아카데미와 관광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관광업계 전문가로 키우겠다는 목표에서 시작했다. 정 대표는 최근 관광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통합시스템 플랫폼 앱(응용프로그램)도 내놓았다. 그는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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