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탄핵 이슈가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조짐이다. 탄핵론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캠프가 러시아 정부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제기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6일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탄핵 이슈가 부각되는 것은 금융시장에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워터게이트' 파문을 일으킨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일명 '지퍼게이트'라 불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 당시에도, 경기 여건에 상관없이 미국 증시는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는 분석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하던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하면서 탄핵론에 불을 지폈다. 코미 전 국장과의 대화 녹음테이프 논란, FBI수사 개입 의혹 등이 더해지며 트럼프 대통령은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여기에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 유출 의혹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과 주 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IS에 대한 기밀정보를 유출했고, 이 때문에 정보원이 위험에 처했다는게 골자다.
서 연구원은 "대통령 탄핵 절차는 시장의 추세적인 흐름에서 볼 때 '단기 변동'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다만 미국 경제가 최근 2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점 등을 미뤄볼 때 금융시장의 추세적인 상승 흐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증시는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지수는 0.41% 오르며 21,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국내 증시도 아직까진 긍정적 전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나흘만에(매매일 기준) 장중 2300선을 재돌파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등으로 사상 최고치까지 올라온 상황이라 작은 이벤트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거시경제 상황이나 상장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을 고려할 때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 개선 속 국내 내수 및 수출 경기 회복, 밸류에이션 및 기업실적 강화 등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며 "지수가 조정될 경우엔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2,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1개월 변화율)가 모두 상향 조정된 업종 가운데 건설 금속 광물 등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외국인 또는 기관의 수급이 뒷받침되는 업종 중에선 조선 상업서비스 내구소비재 의류 운송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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