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에
호남출신 이낙연 전 지사 발탁
'여소야대' 국회 협치가 절실
정무형 인사 요직에 기용
[ 김채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초기 인사는 ‘통합’과 ‘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정부 초기 국정 운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만큼 계파를 불문하고 젊고 개혁적인 성향의 인물을 대거 등용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협치가 절실한 만큼 정무형 인사를 요직에 앉힌 것도 눈에 띈다.
◆비문 인사 대거 발탁해 통합에 주력
문 대통령이 ‘국정 2인자’인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에 비문(비문재인) 이낙연 전 전남지사를 발탁한 것은 ‘국민 통합’과 ‘화합’을 상징하는 대표적 인사다. 이 총리 후보자는 전남 영광 출신이다. ‘친문(친문재인)’과는 거리가 먼 친손학규계로 꼽힌다. 대선 기간 선거대책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 후보자는 의원 시절 합리적 의정활동으로 여야 모두에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발탁은 빠른 국회 인준을 통해 조기에 국정을 안정시키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탕평 인선에 부합한다.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직에 자신의 측근보다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임 실장을 전격 임명했다. 하승찬 사회혁신수석, 김수현 사회수석도 박원순계로 분류된다.
◆50대 참모진 통해 ‘개혁’에 방점
청와대 참모진에는 50대를 주축으로 젊은 개혁 성향 인물을 전면 배치했다. 조국 민정수석이 대표적이다. 보수 정권에서 검찰 출신이 독점했던 민정수석 자리에 진보 성향 법학자를 임명한 것은 파격적 인사라는 평가다. 조 수석 임명은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첫 여성 인사수석인 조현옥 수석도 개혁 인사의 하나다. 조 수석 임명은 문 대통령이 공언한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을 실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진 대다수가 50대라는 점에서 ‘젊은 청와대’ 기조를 바탕으로 대통령과 참모진 간 소통을 강화하려는 측면도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도 내부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힌 인사로 풀이된다. 두 사람 모두 각각 국정원과 경호실에서 핵심 보직을 두루 지낸 전문가로, 내부 개혁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된다.
◆‘여소야대’ 대비한 ‘소통’ 인사
‘소통’에 방점을 둔 것도 문재인 정부 인선의 특징이다.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는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120석)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는 구조다. 특히 국회 선진화법 아래서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 비춰 볼 때 51세의 임 비서실장은 국회와의 소통을 최우선시한 파격 인선으로 풀이된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임 실장은 뛰어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정무감각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전병헌 정무수석도 정치권 내 마당발로 분류된다. 전 수석은 3선 의원 출신으로 당내 의원과도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야당의 원내사령탑으로 일할 때 새누리당과의 협상에서 능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