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을 위한 경영학] (39) 조직 혁신을 위한 '5 WHY 법칙'

입력 2017-05-15 09:00
조직 혁신하려면 끝없이 Why를 외쳐라

정규석 교수 <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



혁신은 대다수 경영자가 중시하는 당면 과제다. 그러나 혁신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막연해하는 경우가 많다. 혁신지향적 조직으로 확 바꾸기 위해서는 일단 ‘혁신 시스템 구축’이란 멍석을 깔아야 한다.

조직에서 혁신은 누가 하는가? 많은 조직, 특히 제조업체에는 혁신 전담부서가 있다. 기술이나 제품 개발 부서, 프로젝트팀 등은 혁신 자체가 주요 업무다. 기획부서들은 상황에 따라 혁신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런 전담조직을 어느 정도 규모로 하고, 어느 정도 투자할 것인지는 기업의 자금 역량과 전략에 달려 있다. 이것은 주로 비용 대비 효과에 관한 투자 결정의 문제다.

다음은 생산, 구매, 마케팅, 인사, 재무, 회계, 총무 등 일상업무가 중심인 부서들이 혁신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혁신 업무는 부수적인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그들이 혁신에 어느 정도 참여하느냐는 조직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이 부분은 투자가 크게 필요하지 않고 많은 구성원의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역량이 중요하므로 경쟁자가 쉽게 모방하기 어렵다. 조직 간 혁신의 승패는 여기서 결정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로 하여금 혁신에 참여하도록 하는 시스템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공식적인 조직위계로 이뤄지는 사업계획이나 목표관리 같은 업무수행제도를 통해서다. 부서별 업무계획 수립 내용이 개선과제 중심이냐, 일상유지업무 중심이냐가 혁신 성패의 관건이다. 이때 유의해야 할 점은 일상유지업무는 쉽고 개선업무는 어렵기 때문에 일상유지업무가 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 활성화’ ‘OOO 제고’처럼 개선업무로 포장돼 나타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개선 활동 제도다. 각종 팀 단위 개선 활동이나 개인별 제안제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혁신시스템이 정비된 다음 혁신활동의 실행 과정에서는 적절한 혁신도구의 사용을 익숙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특정한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해결하려면 1의 노력이 들지만 잘못된 설계를 생산 단계에서 해결하려면 10, 소비자 손에 넘어간 다음에 해결하려면 100의 노력이 든다고 한다. 따라서 예방 관리나 원류 관리의 개념은 어디서부터 개선해야 하는지 대상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문제가 정해지면 그다음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찾아내 결과와 원인 간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원인을 조치해 바람직한 결과를 얻어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일시적으로만 해결되는 증상치료가 있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근본치료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증상치료에 빠지기 쉬운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굶주리는 사람이 있으면 밥을 못 먹은 것이 원인이므로 밥을 주면 해결된다. 그러나 5시간 뒤면 다시 배가 고파지고, 또 밥을 줘야 한다.

3년만 계속되면 그 사람은 일할 의욕을 상실하고 영원히 얻어먹는 사람이 돼 문제는 악화된다. 근본치유를 하려면 근본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계속 “왜?”를 반복하며 근본원인을 찾아나가는 것이 답이다. 왜 배고픈가? 못 먹어서. 왜 못 먹었는가? 돈이 없어서. 왜 돈이 없는가? 일자리가 없어서. 왜 일자리가 없는가? 능력이 없어서. 왜 능력이 없는가? 못 배워서? 왜 못 배웠나? 부모가 돈이 없어서. 왜 부모는 돈이 없는가? 이런 질문의 구조 속에 빈익빈의 악순환 고리가 발견된다. 여기서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면 교육 개선이 필요해진다. 즉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증상치료는 임시변통책이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근본적인 치유책인 것이다. 근본원인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섯 번 ‘왜(why)’를 반복하라는 ‘5 why’라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요령이다.

일단 개선됐다 하더라도 경영자가 소홀히 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거나, 담당자가 바뀌면서 무시돼버리거나, 전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개선으로 얻어진 개인의 지식이 조직의 지식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개선시스템 구축은 실시된 개선에 대한 사후 관리와 표준화를 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마무리돼야 한다.

정규석 교수 <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