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새누리당으로 지지 갈려
대선패배 책임 놓고 서로 네탓
내주부터 서울구치소 앞 집회
[ 성수영 기자 ] 마지막 서울시청 옆 대한문 앞 태극기 집회가 참가자 간 큰 갈등을 노출하며 어수선하게 마무리됐다.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지난 13일 대한문 앞에서 마지막 태극기 집회(사진)를 열었다. ‘태극기여 하나로, 다시 하나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7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였다.
전날 국민저항본부 대변인 겸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은 “토요일 집회를 끝으로 대한문도 버리고 떠날 것”이라며 마지막 대한문 집회임을 시사했다. 다음주부터는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앞으로 집회 장소가 변경될 예정이다.
엄동설한 속에서도 30여차례나 집결해 한목소리로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외쳐 온 대한문 집회의 마지막은 그러나 분열과 혼란으로 끝났다. 지도부를 향한 집회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져 오후 2시로 예정된 집회 시작 시간부터 30분가량 지연됐다. 일부 참가자는 “정광용 회장, 권영해 전 탄기국 대표 등이 사익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이용했다”고 주장하며 고성을 질렀다.
대선 패배 책임을 놓고 자유한국당 지지자와 새누리당 지지자로 갈린 채 비난전도 펼쳐졌다. 무대와 참가자 사이를 분리해 놓은 책상을 발로 차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은 “변절자들은 물러나라”며 대선 막바지 홍준표 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집행부 관계자들에게 강력 항의했다. 주최 측이 “오해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 5년간 하나로 뭉쳐서 싸워야 한다”고 달랬지만 소용이 없었다.
참가자들의 돌발 행동이 이어지자 경찰은 집회 장소로 진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여기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와 우박까지 겹쳐 계획한 행진과 서울구치소 앞 2차 집회 모두 취소됐다. 결국 집회는 시작 한 시간여 만에 조기 해산했다.
다른 보수단체들도 하나의 세력으로 결집하지 못하고 개별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종로 청계광장에서,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는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집회를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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