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안철수 정계은퇴' 요구했다가 3일간 십자포화

입력 2017-05-12 11:41


더불어민주당 총관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송영길 의원이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에게 정계은퇴를 요구했다가 안 후보 지지자들의 댓글 폭탄을 맞았다.

송 의원은 대선투표 결과발표를 앞두고 오마이TV ‘2017 대선, 오장박이 간다!’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는 사실상 정계 은퇴해야 하지 않겠나"면서 "의원직도 사표를 냈고 3등으로 졌는데, 더 이상 정치를 할 명분도 근거도 없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이에 장진영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즉각 "문재인 캠프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이 집권 하루 만에 본격적인 갑질에 나섰다"고 맹비난했다.

이준석 바른정당 노원병 당협위원장 또한 "'악역'을 맡은건지 개인적인 돌발행동인지 모르겠지만 새 정부의 출발을 알리는 메시지로는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같이 딱히 안 후보를 칭찬할 이유가 없는 사람도 안철수 후보가 이번에 수도권에서 2위권으로 선전한 것과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 것을 보면 매우 인상적인 결과라는 느낌이 드는데, 당선증의 도장이 마르기도 전에 이런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정치공세를 펼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약 700만명의 유권자들의 분노도 극에 달했다.

송 의원의 발언이 담긴 기사는 10일 오전부터 12일 자정까지 3일연속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정치분야 댓글 많은 뉴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댓글은 1일평균 1만개 이상 생성되며 12일 현재 약 3만7000개가 넘는 보기 드문 현상을 나타내고 있어 안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어느정도 였는지를 반영하고 있다.

송 의원은 파문이 확산되자 국민의당 지도부 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송 의원이 안 전 대표 정계은퇴 발언에 대해 오늘 아침 공개사과했다고 제게 전화주셨다"며 "저는 받아들였고 서로 선거가 끝났으니 잘하자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도 거듭 사과했다 "아직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 전일 때 인터뷰가 있었는데 나라면 그렇게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며 "제가 사과를 표시했고 안 전 대표와 지지자들에게 위로를 보냈다"고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제가 워낙 그쪽에서 '문재인 후보 은퇴해라'부터 시작해 수많은 공격을 받다 보니 여진이 많이 남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또 "국민의당도 원래 저희와 같은 뿌리이고 개혁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기 때문에 협력할 일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대선 전부터 일관되게 국민의당, 정의당 같이 연정해야 된다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후보는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패배를 딛고 일어설 것임을 강조했다.

안 전 후보는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패배 경험을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며 정계은퇴설에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당선 직후 야당 당사를 직접 방문하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