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SK와이번스 사장 "재밌는 야구·돈버는 구단…첫걸음 뗐어요"

입력 2017-05-11 19:17
미국으로 날아가 힐만 감독 영입…섬세한 '데이터 야구' 접목
'名 조련사' 염경엽 단장 앉혀 체계적 선수육성 시스템 구축
인천문학경기장 위탁 경영…스포츠 복합시설 등 새 수익원
100% 재정 자립도 '청사진'


[ 최진석 기자 ]
“경기를 재미있게 하고 돈 잘 버는 게 명문구단입니다. 올해가 그 출발선입니다.”

류준열 SK와이번스 사장(53·사진)은 11일 문학동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류 사장은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춰 좋은 선수를 길러내고 이들이 재미있고 감동적인 경기를 하면 팬들이 자연스레 야구장을 찾을 것”이라며 “경영 측면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게 명문구단으로 가는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 야구로 좋은 선수 육성”

SK텔레콤에서 성장전략 실장을 지낸 뒤 지난해 1월 SK와이번스 사장으로 취임한 류 사장은 곧바로 팀 재건에 나섰다. 미국으로 날아가 트레이 힐만 감독(54)을 영입해왔고 염경엽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49)을 단장으로 앉혔다. 류 사장은 “우리 구단은 선수들이 수평적 관계를 맺는 조직 문화를 지향하고 섬세한 전략과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을 추구한다”며 “힐만 감독은 이런 조직 문화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감독이라 학연, 지연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다.

염 단장에겐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을 확립하라는 임무를 줬다. 류 사장은 “넥센 감독 시절 큰 선수를 여럿 키워낸 노하우를 우리 구단에 심으려 한다”며 “좋은 선수가 있으면 재미있고 감동적인 경기를 하게 되고 자연스레 팬층이 두터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단장은 지난 3월 말 구단 코치와 실무 고위직원들에게 직접 집필한 책을 한 권씩 나눠줬다. 구단의 정책과 방향, 코치의 임무, 야구 기술, 훈련 방법 등을 꼼꼼하게 적은 ‘야구 노트’였다. 류 사장은 “염 단장은 선수 중 원석을 가려내 좋은 선수로 성장시키는 능력이 있다”며 “우리가 자체적으로 선수를 키울 수 있다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큰 비용을 들여 선수를 영입하지 않아도 되니 재정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돈도 잘 벌어야 명문구단”

류 사장이 역량을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구단의 ‘자생력 확보’다. 한국 프로야구 실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상승한 만큼 앞으로 구단들도 ‘돈을 쓰는 구단’에서 ‘돈을 버는 구단’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류 사장은 “구단이 한 해 평균 500억원의 비용을 쓰지만 벌어들이는 건 250억원 수준”이라며 “50%인 자급률을 단계적으로 상승시켜 미래엔 10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사장은 이를 위해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 일대에 스포츠 콤플렉스 시설을 갖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류 사장은 “우리 구단이 야구장을 비롯해 축구장, 수영장 등 46만2000㎡(약 14만평) 규모의 인천문학경기장을 위탁경영하고 있다”며 “이곳 부지와 시설을 가치있게 개발해 구단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구단은 지난해 이곳 축구장 건물에 웨딩홀을 유치했다. 다음달에는 고급 피트니스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류 사장은 “골프연습장과 가상현실(VR) 스포츠시설 등도 들어설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이 구단의 재정자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구장을 찾는 관중의 40%인 가족 팬이 경기장에 더 오래 머물며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류 사장은 2020년까지 재정 자립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 사장은 “조직의 구조적 진화를 통해 100%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이 임기 내 목표”라며 “올해가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는 원년이 되도록 프런트, 선수들과 함께 똘똘 뭉쳐 달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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