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오늘도 좌절하는 'N포세대'…합리적 선택은 포기 말아야

입력 2017-05-11 18:01
수정 2017-05-12 06:53
경제적 청춘

조원경 지음 / 쌤앤파커스 / 336쪽 / 1만6000원


[ 김희경 기자 ]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요즘 젊은 세대에게 결혼은 인생의 당연한 숙제가 아니다. 시간, 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치’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결혼의 편익을 꼼꼼히 따져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게리 베커의 생각이다. 그는 “결혼을 통해 식비나 주거비를 아끼는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고, 무형의 정신적 포만감과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보험 효과’도 있다”며 “결혼의 효용이 비용보다 크면 결혼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청춘》은 취업, 연애, 결혼, 출산 모두 좀처럼 쉽지 않은 이 시대 청춘들의 고민을 경제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조언한다. 저자는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기재부에서 물가, 복지, 통상, 대외경제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그는 이 책에서 많은 경제학자의 입을 빌려 청춘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의 원인을 살펴보고, 어떤 경제적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조언한다.

“인생은 경제적 선택의 연속이다. 왜 이렇게 현실이 팍팍한지 공부하고, 자신의 대처가 합리적인지 점검해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많은 청춘이 현재의 만족을 내일의 희망보다 우선하게 됐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낙오한 실패자의 모습이 싫어 현재의 모습을 부풀리고, 부풀려진 모습에 스스로 도취하기도 한다. 지금 받을 수 있는 적은 액수의 현금을 언젠가 받을 더 많은 돈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처럼 “빚을 내서라도 지금 쓸 건 쓰자”는 젊은이들에게 저자는 경제학자 모딜리아니의 ‘생애주기 소비론’을 소개한다. 현재 소득에 맞춰 소비를 결정할 게 아니라 남은 평생의 소득에 맞춰 소비 수준을 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인터넷 발달로 칫솔 하나를 사더라도 엄청난 정보 앞에서 갈팡질팡하는 소비자들에겐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의 ‘만족화’ 개념을 소개한다.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모든 대안을 탐색할 게 아니라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적당한 선을 찾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란 얘기다.

“훗날 지나간 세월을 놓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을 아쉬워하지 말자.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선택지를 정답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때문에 좌절해서도 더욱 안 된다. 세계 경제나 국내 경제가 어떻게 되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경제적 운명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라는 믿음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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