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한때 2323 최고가 경신
차익 실현 매물 쏟아지며 급락
삼성전자 등 대형주 하락 반전
"덜 오른 중소형주 반등 기대"
[ 윤정현 / 최만수 기자 ] 지난 4일과 8일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쓴 코스피지수가 문재인 정부 출범 첫날 롤러코스터를 탔다. 새 정부 출범 기대에 장 시작 7분 만에 2300선을 뚫었지만 차익 실현 매물과 단기 급등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기업 실적 개선, 새 정부의 부양 정책 등에 대한 기대와 일각에서 제기하는 주식시장 과열 우려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새 정부 첫날 코스피지수 출렁
코스피지수는 10일 22.64포인트(0.99%) 내린 2270.12에 장을 마쳤다. 1.34포인트(0.06%) 상승으로 출발해 단숨에 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인 2323.22까지 치솟았다. 5월 연휴 기간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쓴 여운이 가시지 않은 데다 이날 새벽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안도감이 상승 탄력을 더했다.
하지만 ‘축포’의 불꽃은 3시간도 안 돼 사그라들었고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오전 11시30분께 하락세로 반전한 뒤 오후로 갈수록 하락폭이 커졌다. 외국인은 순매수 규모(1071억원)를 줄였고 1000억원 넘게 사들이던 기관은 ‘팔자’(396억원)로 돌아섰다. ‘큰손’의 변심에 이날 코스피지수 장중 최고가(2323.22)와 최저가(2264.31) 차이가 58.9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올 들어 최대 장중 변동폭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도 하락했다. 8일 235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삼성전자는 7만1000원(-3.02%) 하락해 9거래일간의 상승세를 멈췄다. SK하이닉스도 5거래일 만에 하락(-2.28%)으로 돌아섰고, 현대자동차(-0.95%) 한국전력(-5.79%) 네이버(-2.49%) 등도 일제히 내렸다.
단기 급등의 피로가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 조정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금융센터는 9일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하반기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0~2016년 말 기준 유가증권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13.7배였다”며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PER은 10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정책 기대, 상승 동력 되나
한국의 역대 대통령 집권 1년차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양호했다. 1993년 14대 김영삼 대통령 이후 다섯 명의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평균은 8.2%였다. 다섯 번 중 네 번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때만 39.6% 하락했다. 이 시기를 제외하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20.2%까지 올라간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부양, 신산업 육성 등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보험(평균 20.5%), 음식료(11.8%) 전기전자(10.9%) 업종의 상승폭이 컸다. 올해는 대형주에 비해 부진한 중소형주로의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날 코스닥지수 하락률(-0.11%)은 코스피지수(-0.99%)에 비해 작았다.
새 정부 정책에 대한 외국계 투자자의 기대도 크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재벌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떨쳐내고 한국 기업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통해 문 대통령 취임과 관련해 투자자들은 부총리 등 주요 경제 분야 인사 인선과 추가경정예산 규모, 대북 정책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윤정현/최만수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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