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환 지식사회부 기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으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2)가 내정됐다. 검사 출신의 독무대로 여겨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검찰 개혁’을 외치는 진보 소장학자가 맡은 파격 인사다. 조 교수는 조만간 서울대에 휴직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마침 올해가 연구년(안식년)이라 맡은 수업도 없어 조 교수 입장에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폴리페서’ 논란도 일고 있다.
조 교수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당 혁신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올해 대선에선 지난 8일 캠프가 주최한 홍대 ‘프리허그’ 행사의 사회를 맡는 등 문 대통령을 공공연하게 지원해왔다. 서울대 특혜 채용 논란이 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에 대해서도 같은 서울대 교수로선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의혹 제기를 서슴지 않았다.
조 교수는 수려한 외모와 언변으로 일반 대중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스타 교수다. 그는 정치·사회 사안에 대한 견해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활발히 밝혀 ‘폴리페서’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 정치에 몸담은 적이 없고 정부 자문위원 외엔 공직을 맡은 적이 없다.
민정수석으로 첫 공직을 수행할 조 교수가 서울대 교수직에서 물러날지도 관심사다. 서울대 내부 시행 규칙에 따르면 대통령·국회의원 등 선출직에 출마할 경우 선거 기간 중엔 휴직, 선출시엔 사임을 하게 돼 있다. 국무총리·장차관·국책연구소 및 각종 위원회 및 청와대 수석 등 비선출직에 대해서는 이 같은 규정이 없다. 임기 동안 휴직하고 임기를 마친 후 복직도 가능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전 서울대 법대 교수)도 장관 임기 동안엔 교수직을 휴직했다. 반면 정운찬 전 국무총리(경제학부)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기계항공학부)은 공직에 나서면서 서울대 교수직을 내려놨는데 이는 정년퇴임이 다가온 노(老)교수들의 ‘관행’이란 게 서울대 측의 설명이다. 휴직 교수는 정원에 그대로 남아있다보니 연구·수업 공백이 생겨도 후임 교수를 뽑을 수 없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계 원로인 정운찬 이준식 교수는 사임할 이유가 없지만 학과의 인력수급 문제 등을 고려해 사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 교수는 아직 정년이 10년 이상 남아있어 사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교수의 공직 진출로 생기는 수업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온전히 해당 교수의 의지에 달려 있다. 작년 3월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진출한 오세정 전 서울대 자연대학장은 교수직을 내려놓으면서도 해당 학기 맡은 수업을 끝까지 책임진 바 있다. 올해 연구년을 맞아 1년 간 수업이 없는 조국 교수는 ‘수업 빼먹기’ 논란에선 일단 자유롭다.(끝) /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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