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의 선택] 문재인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다른 정당 껴안고 협치 하겠다"

입력 2017-05-09 20:41
선택의 날…대선후보 5인 말·말·말

홍준표 "한 달 동안 내 모든 것 걸고 심판 받아"
안철수 "저의 비전·정책·가치관 최선 다해 전달"
유승민 "국민 덕에 완주" 심상정 "더 큰 변화를"


[ 서정환 기자 ]
대선후보들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주소지 인근 투표소를 찾아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한 뒤 국민에게 적극적인 투표를 당부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서울 홍은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김정숙 씨와 투표하고 “끝까지 많은 국민이 투표에 참여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권교체를 꼭 해야겠다는 국민의 염원이 간절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푸른색 정장 차림에 세월호 배지를 달고 나와 현장에 몰려든 200여명의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문 후보는 “이번 선거는 1700만 촛불이 이뤄낸 촛불대선”이라며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결의가 만들어낸 선거”라고 평가했다.

문 후보는 선거 후 국론분열을 의식한 듯 투표장에서도 ‘국민통합’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도 열심히 했다. 국민도 각기 다른 후보들을 지지해왔다”며 “선거가 끝나면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한 다른 후보들, 다른 정당들을 저부터 껴안고 서로 협력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국민도 선거가 끝나면 다시 하나가 돼 국민통합을 꼭 이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오전 10시30분께 ‘깜짝 산책’을 했다. 주황색 등산복을 입고 노란색 등산화를 신은 채 부인 김씨와 뒷산을 다녀왔다. 문 후보는 정상에 오른 뒤 바위에 걸터앉아 상념에 잠긴 듯 먼 산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는 “도로 때문에 산길이 끊겼는데 은평구청장이 생태연결 다리를 놔서 여기와 북한산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선거운동도 끝나서 홀가분할 것도 같고 맘이 더 무거울 것 같기도 하다”고 묻자 문 후보는 당선 후 국정운영을 염두에 둔 듯 “하나도 홀가분 안 합니다”고 대답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이날 오전 8시40분께 부인 이순삼 여사와 함께 서울 송파구 송파문화원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한 달 동안 내 모든 것을 걸고 국민 앞에 공개해서 심판을 받도록 했다”며 “이제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겠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네이비색 정장에 평소처럼 빨간색 넥타이를 맨 홍 후보는 선거 당일까지 ‘친북좌파 심판론’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번 선거는 친북좌파 정권을 국민이 수용할 것인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그런 정부를 선택할 것인지, 체제 선택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선되면 광복절인 8월15일로 취임식을 미루고 바로 집무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뒤 “조속히 신정부를 구성하고, 제일 먼저 할 일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안정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기자들에게 “신혼여행을 간 둘째 아들에게서 화상전화가 와서 ‘좋은 꿈을 꿨다’고 하기에 100달러에 꿈을 샀다”는 집안 얘기도 전했다. 투표 후에는 장남 정석씨와 함께 경남 창녕에 있는 조부와 부친, 모친의 묘소를 참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오전 7시30분께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의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김미영 교수, 딸 설희씨와 함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며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이자 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꾼다”면서 “투표가 청년들을 다시 꿈꾸게 한다”며 적극적인 투표를 당부했다.

안 후보는 “많은 분이 꼭 투표에 참여해주셔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을 치른 소감을 묻자 “아주 짧은 선거 기간이었지만 저 나름대로 제가 가진 비전과 정책, 가치관을 말씀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당선되면 바로 국회에서 선서하고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안 후보는 “지금 저희 부모님 댁에 매일 굉장히 많은 나팔꽃이 피고 있다고 한다”며 “나팔꽃 꽃말은 ‘좋은 소식’”이라며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오전 8시30분께 대구 동구 용계동 안심2동 제2투표소인 반야월농협 용계지점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세상을 제대로 바꿔야 할 중요한 선거”라며 “국민 선택을 담담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 오선혜 씨와 함께 투표소를 찾아 잠시 줄을 서서 기다린 뒤 투표 관리요원들과 악수했다.

유 후보는 “굉장히 어렵고 외로울 때 국민께서 지지해주신 덕분에 끝까지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국민에겐 “단순히 정권교체에만 매달리지 말고 세상을 제대로 바꿀 사람이 누군지 살펴봐주시고 저를 선택해주시면 맡은 바 역할을 잘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국민이) 더 강한 개혁과 더 큰 변화를 위해 심상정에게 투표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대선 당일까지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8시께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 원신동 신원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남편 이승배 씨와 함께 투표에 참가했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선거”라며 “청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바꾸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오후엔 서울 여의나루역, 홍대입구역 등에서 투표 독려 활동을 벌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