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뽑겠습니까…대한민국 미래가 달렸습니다

입력 2017-05-08 17:40
수정 2017-05-09 07:27
5월9일 19대 대선

차기 대통령 우선 과제는 경제활성화
"국민 갈등·분열의 시대 봉합해야"


[ 장진모 기자 ] 마침내 선택의 날이다.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3964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선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서 비롯된 보궐선거다. 국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60일간의 압축 선거운동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가보지 않은 길이었고, 우리는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오늘이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그렇다고 대선이 모든 걸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대선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많다. 누가 당선되든 여소야대 정국이다. 야당과의 협치(協治) 없이는 새 정책과 공약을 실행하기 어렵다. 탄핵국면에서 민심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갈라졌다. 선거전에선 진보·보수 간 이념 대결, 젊은 층과 장년층의 세대 대결 양상이 뚜렷했다. ‘극우보수 궤멸’ ‘패륜집단’ ‘종북좌파 척결’ 등의 격한 발언도 쏟아졌다. 민심은 여러 갈래로 쪼개졌다. 더욱이 원내 5당 대선후보가 모두 완주하면서 새 대통령의 득표율은 이전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누가 돼도 ‘통합과 화합’보다는 ‘분열과 대결’ 구도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새 대통령은 이 환경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정운영에 힘이 실려야 한다. 그 힘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출발은 유권자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다. 물론 내가 던진 표가 사표(死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표들이 2, 3등 후보자로 모여 책임있고 유능한 야당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게 분명하다. 새 대통령에게는 ‘나와 생각이 다른 국민이 있다’는 점을 각인시켜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게 틀림없다.

이번 대선이 단지 1등만 뽑는 선거로 그칠 수 없는 이유다.

오늘 투표 결과로 탄생할 새 대통령은 특정 진영과 정파의 리더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 등의 각축 속에서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국가 지도자다.

경쟁 후보들의 군말 없는 승복은 물론이고 유권자들의 마음가짐도 뒤따라야 한다. 누가 되든 우리의 새 지도자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반드시 투표장에 가야 한다.

수개월간 지속된 국가 리더십 공백 사태는 북핵 위기,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등과 맞물려 안보 위기를 불러왔다. 수십만명의 공무원 조직은 숨을 죽이고 있다.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표를 의식한 편 가르기성 캠페인에 국민의 마음속 응어리는 더 굳어지고 있다. “누가 되든 빨리 선거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게 유권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4~5일의 사전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26%인 1107만여명이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 하루빨리 새 지도자를 뽑아 갈등과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국민적 열망의 반영이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국민은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국민 통합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늘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청년실업 등 경제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있다. 적어도 경제만은 새 대통령을 축포로 맞이할 준비를 차분히 해가고 있다. 이런 기회를 살리느냐, 못 살리냐는 새 대통령에게 달렸다. 그 대통령을 우리는 9일 뽑는다.

장진모 정치부장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