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펠르랭소사이어티 서울총회 개막
대공황 때 생긴 GDP 개념
기업 중간재 생산가치 빠지면서
정부·민간소비 기여만 과대평가
한국도 GDP와 GO 2.3배 차이
[ 김은정 기자 ]
마크 스카우젠 미국 채프먼대 교수는 국내총생산(GDP)에 매몰돼선 기업 지출을 통한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하는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 Mont Pelerin Society) 서울총회에 앞서 7일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은행과 학계 관계자들도 GDP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거시경제 분석 수단으로써 총생산(GO)의 공식적인 활용 필요성에 공감했다.
경제 규모와 성장 속도 등 한 나라의 거시경제를 나타내는 GDP라는 개념은 1930년 대공황 때 생겼다. 하지만 최종재만 계산해 중간재가 이동하는 기업 간 거래(B2B)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GDP는 B2B 반영 못해
스카우젠 교수는 “GO는 취업자 대부분이 광업·제조업 그리고 기업 활동 관련 전문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고용구조와도 더 잘 부합된다”며 “도소매 판매액까지 모두 포함해 GDP보다 광범위한 총경제활동을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GDP는 최종재에만 집중하다 보니 중간재는 배제한다. 예컨대 산에 있는 나무로 가구 제품을 제작할 때 GDP에선 최종재인 가구 제품의 가격만 따진다. 이에 비해 GO는 나무, 나무를 가공한 널빤지, 가구 제품 가격을 모두 더해 산출한다. GDP가 연 총소득에 치중한다면 GO는 연 경제활동에 중점을 둔다는 게 스카우젠 교수의 설명이다.
미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중 가계소비가 67%, 민간투자 16%, 정부지출은 17%다. GDP에서 가계소비가 월등하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스카우젠 교수의 설명대로 GO를 따져보면 가계소비가 31.6%, 기업투자와 중간재 판매의 합이 60.4%, 정부지출은 8%로 바뀐다. 기업의 총지출 비중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
그는 “GO 개념을 도입하면 각 중간재 생산 단계에서 물가와 고용이 어떤 식으로 변화했는지 세세하게 알 수 있다”며 “GO는 총공급과 총수요 간 균형을 성립시켜 거시경제의 큰 그림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GO’ 도입 목소리 높아
김인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한국도 GDP와 GO 규모(2015년 기준) 차이가 2.3배 정도 난다”며 “GO 지표가 신(新)정부 경기 부양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계소비 진작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성장과 고용에 직결되는 기업의 경제활동을 GO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GDP에선 실제보다 민간소비 비중이 크게 산출돼 경기 부양정책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경제활동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GDP를 추계하고 발표하는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긴밀하게 협업해 GO 지표를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GDP를 기반으로 가계소비 유도에만 치중하다 보면 기업투자 활성화 정책에 소홀할 수 있다”며 “정책 활용 지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월 단위로 신속하게 GO가 발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승철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금도 연간 단위의 GO 지표가 산출되고 있지만 시의성 등의 문제가 있어 체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4년 4월부터 GO를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 총생산(GO·gross output)
모든 생산 단계의 총지출 규모를 통해 한 나라의 경제활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소비자, 기업, 정부의 최종재 가치만을 계산하는 국내총생산(GDP)과 차이가 있다. GDP에서 제외되는 생산 중간단계의 기업 간 거래(B2B)도 GO에는 포함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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