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묘연' 김한솔은 어디에…'中 보호설' 제기

입력 2017-05-07 13:44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7일 연합뉴스는 북·중 관계 전문 홍콩 시사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김한솔 가족이 김정남 사망 직후 마카오를 떠나 중국 본토로 들어가 보호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평론가는 인터뷰에서 "김한솔 등 김정남 가족이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걸 최근 중국 관리들과 만나 확인했다"면서 "이들이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마카오에 있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한솔 가족에게는 전 세계에서 중국만큼 안전한 곳이 없다"면서 "생전에 김정남은 중국과 관계가 좋았으며 이혜경(김정남의 둘째 부인)도 중국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김한솔 가족이 '북한을 배신하고 싶어도 못 한다'면서 이들이 여전히 북한 국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솔 가족이 외국으로 망명할 경우 북한에 있는 이혜경의 가족 등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한솔 가족이 김정남 암살을 북한 소행이 아닌 외부 세력의 사주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의심도 하고 있어 중국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또 김한솔의 도피를 도왔다고 주장하는 '천리마 민방위'가 지난 3월 김한솔 동영상을 공개하며 미국과 중국, 네덜란드, 무명의 정부에 감사를 표한 것은 중국 당국이 김한솔 가족을 보호하고 있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이 김한솔 가족의 안전을 위해 김정남 시신 확인과 DNA 제출을 위한 방문을 요구한 말레이시아에 협조하지 않을 명분을 얻고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천리마 민방위를 통해 중국 이탈설을 퍼뜨렸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남 사망 직후 김한솔과 대화한 김정남의 친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가장 최신 정보는 김정남 가족이 중국 본토로 갔으며 중국 중앙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다른 이들은 미국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리마 민방위는 김정남이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지 약 3주 만인 3월 8일 김한솔이 가족들이 무사하다고 밝히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한 뒤 홈페이지에서 미국과 중국 등 4개 나라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이를 근거로 김정남 가족이 거주하던 마카오를 벗어나 미국이나 네덜란드, 한국 등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이후 두달 째 이들의 행적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SCMP는 김한솔이 김정남 피살 전 마카오에서 직장을 구하고 있었다며 김솔희가 마카오 내 국제학교에 다녔지만 김정남 피살 후 등교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피살된 김정남은 마카오 내 한국 국민이 사업과 거주 허가와 관련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원하고 음식점에서 마주치는 낯익은 이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하는 등 개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 마카오 내 북한대표부 격인 조광무역과 고려항공 등을 이용해 돈세탁과 마약·무기 밀매를 일삼았지만 2002년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마카오 내 정보원을 늘린 데 이어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북한의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제재하면서 조광무역 등이 마카오에서 철수하는 등 마카오 내 북한 사회가 위축됐다고 SCM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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