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론 부채질…日언론, 연일 '유사시 대피계획' 보도

입력 2017-05-07 10:42
일본 정부가 최근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하고 상황별 대응방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언론 또한 연일 이를 보도하며 '한반도 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로 긴장이 고조되면 6만명에 가까운 한국 체류 일본인과 방문 예정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단계별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대피 방안의 1단계는 일본인에게 위해가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북한이 한국에서 테러 등을 준비한다는 내용이 사전 감지되면 외무성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불필요한 방문의 자제를 요청하는 것이다. 단기 체류자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2단계는 한국과 북한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경우다.

외무성은 직접적으로 방문 중단을 권고하고 한국 체류 일본인 중에서도 고령자와 여성, 아동 등의 조기 귀국을 권유하게 된다.

3단계에선 정부가 대피와 여행 중단을 권고한다.

북한에 대한 미군의 폭격 등이 있으면 즉각적인 대피 권고를 내리게 되며 구체적으로는 공항에 대사관 직원을 파견해 민간기를 이용한 출국을 지원한다. 민간기 이용이 불가능할 경우 정부가 전세기를 검토한다.

대피 권고는 지난 4월 미국의 폭격을 받은 시리아에 내려진 상태다.

신문은 북한이 대규모 반격에 나서고 한국 정부가 민간기 안전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공항이 폐쇄되는 경우가 4단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가장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하는 단계다.

외무성은 우선 한국 체류 일본인을 대기소에 피난시키거나 자택에 머물게 한 뒤 주변 상황이 안정되면 좀 더 안전한 지역으로 피신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주한 일본대사관이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산에서 선박을 활용한 출국방안도 대책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분쟁 가능성이 고조될 경우에는 주한미군 가족이 대피하는 등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면서 "현시점에서 위기 단계를 올릴 예정은 없으며 냉정하게 대응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외무성은 지난달 11일 해외여행 관련 홈페이지에 한국을 방문하는 자국민들에게 한반도 정세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게시한 데 이어 한국 내 일본인 학교에도 주의 요청 메일을 보냈다.

신문은 "사태가 긴박해지면 현실적으로 주한미군을 중심으로 미국 정권에 협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주한 미국인에게도 일본은 유력한 일시 피난처가 되므로 자국인도 우선적으로 수송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3월 시행된 안보법에 따라 자위대에 의한 재외 일본인 수송뿐만 아니라 구출까지 가능해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일본 정부가 주한미군과의 공동작전이라는 전제 아래 한국 체류 일본인뿐 아니라 미국인 대피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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