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막판 유세 격돌
문재인, PK서 당원·지지자 총동원령
홍준표, 동해안 거쳐 서울로 '강행군'
안철수, 부산서 이틀째 '뚜벅이 유세'
[ 박종필/김기만/배정철 기자 ]
대선후보들은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5일 막판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부산에서 격돌했다. 부산은 경남고를 나온 문 후보와 부산고를 나온 안 후보의 고향이다.
◆文 “세월호 7시간 밝히려면 정권교체”
문 후보는 이날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남은 기간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 긴장을 늦추지 마라”고 강조하며 “이제 남은 것은 간절함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길과 부산 중구 광복동 거리에서 유세전을 벌였다. 그는 포항 유세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겨냥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공범들이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대구·경북을 (한국당이) 호구로 여기는 것 아닌가”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문 후보의 부산 유세에 당원과 지지자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교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도 문 후보 유세차에 함께 올라 힘을 보탰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행적)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洪 “경비원 아들도 대통령 될 수 있다”
홍 후보는 지난 3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대구와 경북 안동·영주, 충북 충주·제천을 지나 강원 동해에 이르는 2박3일간 ‘동부 벨트’ 유세를 마무리했다. 그는 이날 강원 속초, 강릉, 인제를 거쳐 오후부터는 서울의 유동인구가 많은 영등포역, 청량리역, 신촌 등을 공략하며 6곳의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홍 후보는 서민 대통령을 강조하면서 문 후보를 친북 좌파 후보로 몰아세웠다. 그는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 유세에서 “저는 일당 800원을 받던 경비원의 아들”이라며 “무학 아버지와 문맹 어머니 아들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속초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친북 좌파 정권을 선택할 것이냐,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보수우파 정권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체제 선택 전쟁”이라며 “내가 강하지 않으면 세상이 나를 버리게 된다.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 강단과 결기, 배짱이 있는 후보는 홍준표뿐”이라고 강조했다.
◆安 “文의 통합정부 구상 한계 있어”
안 후보는 이날 부산을 찾아 부전시장과 사직구장 등을 도보로 이동하며 직접 유권자를 만나는 ‘뚜벅이 유세’를 이틀째 이어갔다. 안 후보는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시민을 만날수록 변화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는 것을 느낀다”며 “1번이 마음에 안 들면 2번, 2번이 맘에 안 들면 1번을 뽑던 악순환을 끊고 정말로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개혁 공동정부를 만들어 국민을 통합하고 개혁 과제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문 후보 측의 ‘통합정부 추진위원회’ 구상에 대해 “다른 당 사람들이 포함돼 있지 않아서 일종의 당내 계파통합에 지나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후보를 겨냥해 “(문 후보가 집권하면) 갈등과 분열을 하며 국민에게 ‘국회 나쁜 놈’이라는 얘기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부산=김기만/포항=배정철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