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피터 핸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
"시장문제 섣부른 해결책 대신 정부는 가만히 있는 게 낫다"
[ 심성미 기자 ]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라스 피터 핸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65·사진)는 정부의 시장 간섭을 극도로 경계하는 경제학자다. “정부가 섣부르게 잘못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훨씬 낫다”고 주장한다.
핸슨 교수는 오는 7~1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리는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 서울총회’에 참석해 ‘경제적 분석의 불확실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경제적 분석(Uncertainty in economic analysis and the economic analysis of uncertainty)’을 주제로 기조연설한다.
방한에 앞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시장의 불확실성 앞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불확실성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정부 정책자들이 시장 문제를 완전히 이해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핸슨 교수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최악의 정책으로 2010년 발효된 금융시장 규제법인 ‘도드 프랭크법’을 꼽았다. 이 법은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09년 6월 발표한 미국 금융시스템 개혁 방안을 법제화한 것이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IFI)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로 담겨 있다.
SIFI는 미 중앙은행(Fed)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와 맞춤형 감독을 받아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난해까지 전 세계 은행이 낸 벌금은 3210억달러(약 369조원)에 달한다.
최근 3년 연속 2%대 성장률에 머물고 있는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핸슨 교수는 ‘자유로운 창업 환경 조성’을 주문했다. 그는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빠르고 쉬운 방법은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데 용이한 환경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등교육을 마친 뒤 직업 기술을 익히는 데 모자람이 없는데도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 인력을 창업 시장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 대선 후보를 향해서도 “경제적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핸슨 교수는 ‘트럼프노믹스’에 부정적인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는 결국 상대국이 아니라 미국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결과를 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핸슨 교수는
라스 피터 핸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2011년 《강인성(Robustness)》이라는 책에서 측정할 수 없는 ‘불확실성’과 금융시장의 ‘위험’이 어떻게 다른지 규명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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