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 디펜딩챔프 김해림의 필드 팁
상체 따라가면 '아마추어 백스윙', 부정확한 샷 나올 확률 높아
타깃 쪽으로 머리 살짝 기울여야 필드 위 아이언 정확도 '쑥쑥'
[ 이관우 기자 ]
“아이언샷이 좋아지니까 모든 게 편해졌어요.”
5일 충북 충주시 동촌CC(파72·6414야드). 이날 막을 올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총상금 5억원) 1라운드에서 4언더파 공동선두에 오른 김해림(28·롯데)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버디 4개를 뽑아내는 동안 보기를 한 개도 내주지 않을 만큼 샷감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김해림의 올 시즌 상승세는 누구보다 뚜렷하다. 올해 첫 대회인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일찌감치 1승을 올린 이후에도 거침이 없다. 연이어 출전한 4개 대회에서 4위, 3위, 6위를 하는 등 모두 톱10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트로피까지 거머쥘 경우 2승 이상을 올리는 올 시즌 첫 ‘멀티챔프’가 된다.
확연히 달라진 비결을 묻자 그는 정교해진 쇼트 아이언샷을 꼽았다. 임팩트 이후 릴리즈와 폴로스루를 살짝 바꾼 게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폴로스루 때 몸통 회전이 왼쪽 어깨에 막혀 스윙 궤도가 흐트러지는 게 문제였는데, 그걸 해결했더니 거침없는 스윙이 만들어졌어요.”
스윙궤도가 좋아지니까 폴로스루에 따른 스윙 아크도 커지고 비거리까지 늘었다. 그는 “예전엔 힘껏 쳐야 200m를 넘겼다면 올 시즌엔 편안하게 쳐도 그 거리를 내보낼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작은 힘으로 같은 거리를 날리게 되다 보니 정확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해 75.49%(8위)였던 그린 적중률은 올해 84.44%로 수직 상승했다. KLPGA 투어 전체 1위의 ‘컴퓨터 아이언’을 꿰찬 것이다.
물 흐르는 듯한 스윙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비결은 ‘스트레칭’에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게 30분간의 스트레칭이에요. 물론 경기 전후 마사지도 꼬박꼬박 받고요. 별거 아닐 줄 알았는데 근육강화 운동보다 오히려 정확도와 비거리에 더 효과가 좋은 것 같더라고요.”
내친김에 아마추어들이 쇼트 아이언샷을 잘 못 다루는 이유를 물어봤다. 그는 주저 없이 ‘스윙 때의 체중이동’이라고 말했다. 백스윙 때 상체와 머리가 오른쪽으로 따라가면서 다운스윙 때 다시 제자리로 제대로 돌아오지 못하고, 결국 뒤땅과 토핑 등이 빈발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프로들은 쇼트 아이언이나 웨지샷 때 체중 이동을 거의 안 한다고 보면 된다”며 “오히려 체중이 타깃 방향인 왼쪽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백스윙 때 클럽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무게중심이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 왼쪽으로 몸을 기울임으로써 무게중심 균형이 깨지는 걸 막는 일종의 ‘보상동작’을 해준다는 설명이다. 실제 김해림이 보여준 스윙 시범에서 그의 머리는 어드레스 때(사진 1)보다 백스윙 때 오히려 왼쪽으로 이동(사진 2)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김해림은 “체중이동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리듬”이라며 “스윙을 시계추처럼 리드미컬하게 하는 연습을 많이 하면 정확도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김해림을 비롯해 유현주(23·골든블루), 정슬기(22·PNS), 김지영2(21·올포유), 박채윤(23·호반건설) 등이 4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다.
충주=이관우 레저스포츠산업부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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