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수지 적자 1분기 '사상 최악'

입력 2017-05-04 18:10
수정 2017-05-05 07:23
해운 불황에…운송수지 적자 최대

한진해운 파산 등 여파…3월 6.2억달러 '적자 수렁'


[ 김은정 기자 ] 올 1분기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해외로 나간 여행객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동향을 보면 올 3월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는 59억3000만달러(약 6조7130억원)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61개월 연속 흑자다. 최장 기간 흑자 기록이다. 하지만 3월 흑자는 2월(84억달러)보다 24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상품수지 흑자가 98억달러로 2월(105억5000만달러)에 비해 7억5000만달러 줄었다.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 관련 제품의 수입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3월 3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3월(9억2000만달러)의 세 배를 웃돌았다. 1분기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88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다.

올 1분기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건 만성 적자인 여행수지가 적자 폭을 키운 탓이다.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의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내려서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여행수지는 13억5000만달러(약 1조5300억원) 적자로 전월(-11억7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인 2015년 7월(14억7000만달러 적자)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 3월 출국자 수는 19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7% 늘었는데 입국자 수는 123만명으로 11.2% 감소했다. 중국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60만명)에 비해 40% 급감한 36만명에 그쳤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소득 증가에 따라 해외 여행객 수가 자연스럽게 늘면서 입국자 수에 따라 여행수지가 결정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한 중국 관광객 수가 그동안 여행수지 적자 완화에 기여했는데 최근엔 사드 보복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해운업 불황과 한진해운 파산 여파 등으로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선 운송수지도 서비스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지난 3월 운송수지 적자(6억2000만달러)는 3월 기준으론 역대 최대다. 2월(-5억7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5000만달러 증가해 전월 기록한 최대치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한진해운 파산 여파가 남아있는 데다 글로벌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영향이 컸다. 물동량 증가보다 적재 가능량이 여전히 과도해 해운회사의 과잉 투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게 한은의 해석이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세계 교역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동량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물동량 대비 적재 가능량 비율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운임지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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