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만원 장난감 차·70만원 자석·30만원 이어폰
엄마·아빠·조부모에 이어 이모·삼촌까지 지갑 열어
백화점 매출 정체에도 아동·유아 매출은 쑥쑥
[ 이우상/문혜정 기자 ]
어린이날을 앞두고 85만원짜리 헤네스 유아 전동차 등 고가 아동용품 판매가 늘고 있다. 백화점에서도 전체 매출은 정체 상태지만 아동 관련 매출은 30% 넘게 증가하고 있다.
3일 완구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헤네스가 지난 3월 말 내놓은 전동차(모델명 ‘T8 스포츠’)는 할인 이벤트를 적용한 판매가격이 대당 85만원에 달하지만 출시 한 달여 만에 2000대 이상 팔렸다. 헤네스 관계자는 “고급 수입차에 들어가는 부품(에어서스펜션)을 어린이용 제품에 적용해 노면 충격을 크게 줄였고, 와이파이(Wi-Fi) 기능을 넣는 등 고급화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차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와이파이가 잡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등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한국짐보리의 자석교구 ‘맥포머스’는 세트당 가격이 30만~70만원대에 이르지만 지난달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한국짐보리 측은 “어린이들의 공간감각과 수학적 지능을 올려준다고 입소문이 난 데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패키지를 새롭게 내놔 판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십만원 하는 스마트토이도 인기다. 인포마크가 수입 판매하는 스마트토이 ‘대시앤닷’은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코딩 교육용 로봇’으로 가격이 27만8000원이다. 이 제품은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제품 명단에 올라와 있다. 인포마크 관계자는 “자녀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사주려는 부모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인포마크는 어린이날까지 구매하면 8만원 상당의 교재와 액세서리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글로벌 음향기기 브랜드인 뱅앤올룹슨에도 혼자 음악을 듣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및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문의가 많다. 뱅앤올룹슨 관계자는 “휴대성이 뛰어난 블루투스 스피커(20만원대)나 이어폰(30만원대)을 주로 찾는다”며 “부모들이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20만~30만원 이상을 쓰는 데 별로 주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백화점에서도 아동·유아 상품 판매는 계속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4년 4.9%였던 아동부문 매출 증가율이 올해 1~4월에 37.2%를 기록했다. 아동용 상품 시장만 호황을 누리는 데는 결혼을 하지 않은 이모, 고모, 삼촌의 역할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동·유아 상품군에서 연간 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20~30대 미혼 고객이 최근 3년 사이 2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완구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대부분 한 가정에 자녀가 한두 명이고 엄마 아빠 외에 경제력을 갖춘 조부모와 미혼의 이모 삼촌 등도 어린이를 위해 물건을 사기 때문에 고가 제품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우상/문혜정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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