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평생 숙원' 이뤄…롯데월드타워 첫 방문

입력 2017-05-03 15:48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 꼭대기에 첫 발을 내딛었다.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이 평생 '숙원'으로 지어 올린 국내 최고층 빌딩이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롯데월드타워에 도착했다.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행했으나, 신 총괄회장의 안내 등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롯데 비서실이 맡았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미국 출장 중이라 아버지를 직접 맞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은 우선 1층 홍보관에서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 등으로부터 롯데월드타워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곧바로 전망대(117~123층) '서울 스카이'(Seoul Sky)로 향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478m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세계 최고 높이의 유리 '스카이 데크'(118층)에 크게 만족하며 활짝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신 총괄회장은 타워 내 최고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76~101층)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스테이'(81층)에서 식사까지 했다.

지난달 3일 롯데월드타워 공식 개장식을 앞두고, 롯데는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의 보필을 받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그룹 임직원 일동' 명의로 초대장을 보냈다. 초청장의 주요 내용은 "언제, 어느 때라도 좋으니 신 총괄회장님이 롯데월드타워를 꼭 방문해주시기를 바랍니다"였다.

창업주가 자신이 30년 동안 지은 초고층 건물의 완성을 보러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 결과 신 총괄회장은 개장을 앞둔 롯데월드타워에 어색하게 '초대'된 것이다.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34층에 대한 관할권을 장악한 뒤, 신 총괄회장과 롯데 계열사 대표·임원 등 사이의 교류가 1년 6개월 가까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결국 개장식 당일 나타나지 않았고, 개장 한 달만인 이날에야 자신의 꿈이 이뤄진 현장을 찾았다.

창업주의 깜짝 방문에 롯데 임직원들의 감회도 남달랐다.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는 "지난 개장 행사 때 뵙지 못한 아쉬움을 오늘 풀었다"며 "타워 완공을 이제야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무려 30년 전인 1987년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총괄회장이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롯데그룹 한 임원은 "신 총괄회장이 1987년부터 부지를 사고 초고층 빌딩 건설을 결심했을 때 주위의 반대가 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초고층 사업은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들어가는 반면 단기간에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룹 내 누구도 "세계 최고의 그 무엇이 있어야 외국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신 총괄회장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신동주, 신동빈 두 형제간 경영권 분쟁 등과 맞물려 신 총괄회장이 롯데월드타워 현장을 찾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년 3개월 전, 103층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당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로부터 공사·영업 현황을 보고받은 2015년 12월 1일이 마지막이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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