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유권자 ‘한표’의 가치, 과연 얼마일까?

입력 2017-05-02 23:12
수정 2017-05-04 10:48


(은정진 정치부 기자)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찍는 한표의 가치는 과연 얼마일까.

일단 대선에 쓰이는 선거 비용으로 유권자 한 표가 갖는 단순 경제적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선 당시 각 당에 지급한 총 선거 보전금은 927억9800만원이다. 여기에 중앙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및 각종 선거 홍보 및 투·개표 등으로 썼던 예산 1370억원을 포함하면 2012년 대선에 쓰인 돈은 총 2298억원 가량이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대선에 편성한 선거비용으로 선거보전금을 제외한 약 1800억원을 편성했다. 지난 대선보다 300억원 가량이 더 늘어난 액수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를 하지 않았던 2012년 대선과 달리 이번엔 사전 투표제를 도입하면서 약 300억원의 관련 예산을 추가로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보전금은 선거가 끝난 이후 파악할 수 있지만 선관위가 예상한 약 889억원으로 지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선관위에서 올 대선에 쓰는 돈은 약 2689억원 가량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지난 18일 각 당에 지급된 올해 1분기 정당 선거보조금 421억원까지 포함하면 대선에 쓰이는 총 비용은 약 3110억원이 된다.

이 금액을 올해 대선 유권자 수 4243만명(중앙선관위 예상 추정치)으로 나눠보면 유권자 1인이 행사하는 1표가 가지는 단순 경제적 가치는 약 ‘7300원’이다. 대선 투표율이 75%일 경우 1표당 가치는 1만800원, 50%일 경우 값어치는 1만4600원으로 올라간다.

대통령 한명을 선출하면서 만들어질 미래가치는 얼마일까. 먼저 대통령의 연봉은 평균 2억1200만원 규모로 5년간 연봉을 합산하면 10억 6000만원가량이 된다. 19대 대통령이 5년동안 정책을 수립 및 결정하고 지출하게 될 정부 예산은 연간 약 400조원씩 총 2000조원이다. 대선 유권자가 100% 투표했을때 1표의 미래가치는 4717만원이다. 투표율이 80%라고 예상했을 땐 1표 당 약 6000만원이다. 그냥 1표를 주는 게 아니라 4717만원을 누구에게 줄지 선택하는 선거다.

하지만 향후 대한민국의 정치 외교 국방 안보 경제 사회 등 무형의 각 분야를 통할하는 국가 지도자를 뽑는다는 차원에서 1표의 미래가치는 돈으로 매길 수 없을만큼 크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당선될 대통령은 이 같은 국가 예산안 편성 권한은 물론 국무위원 임명권과 군 통수권, 국무회의 심의 의결권, 사면복권 권한, 비상계엄 선포 그리고, 정부 입법권까지 국가 원수로서 막강한 권한을 누릴 수 있다. 임기중 형사 불소추 권한 등도 갖게 된다. (끝) /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