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이기는 골프 요령
공은 평소보다 오른쪽에 두고 왼발 80% 체중 싣고 찍어쳐야
퍼팅그립 짧게 잡고 몸 낮춰야
[ 이관우 기자 ] 바람이 강하면 골프공 스핀이 평소보다 최대 2.5배까지 증가한다는 게 골프계의 정설이다. 슬라이스나 훅이 그만큼 더 심하게 휜다는 얘기다. 꽃바람 부는 봄철 골프를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다치는 일이 심심찮은 것도 그래서다. 자신의 실력보다 10타 이상 더 나오는 ‘낭패’가 허다하다.
저탄도와 고탄도, 드로와 페이드 샷 같은 고난도 샷을 구사하는 프로들도 강풍 앞에선 장사가 없다. 1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텍사스슛아웃에서 투어 통산 5승의 노장 앤절라 스탠퍼드(미국)는 강풍의 습격으로 보기 플레이어 수준인 18오버파 89타를 쳤다. 바람을 길들일 봄철 골프 요령은 없을까. 스윙 전문가인 고덕호 프로는 “가장 먼저 거리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을 낮게 치는 게 기본이자 핵심이다. 티를 낮게 꽂는 게 우선이지만 익숙지 않아 토핑이 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 대신 ‘스택 앤드 틸트(stack & tilt)’를 권하는 프로가 꽤 많다. 체중을 왼다리에 80% 이상 쏠리게 해 어드레스한 뒤 왼쪽으로 몸을 약간 기울여 치는 스윙이다.
클럽의 그립을 잡은 손뭉치가 공보다 타깃 쪽으로 1~2인치 앞서는 핸드포워드가 되기 쉽고, 로프트각이 줄어드는 효과(deloft)가 있어서다. 로프트각이 줄면 탄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프로들은 이를 ‘눌러 친다’고도 표현한다. 눌러 치는 게 까다롭다면 공을 반 개 또는 한 개 정도 오른쪽에 옮겨놓고 치는 것도 요령이다.
다만 클럽페이스를 살짝 닫아 치는 게 중요하다. 다운스윙에서 열려 내려오던 클럽페이스가 타깃 라인과 직각으로 임팩트 되기 전 지점에 공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열려 맞을 확률이 줄어든다. 까다롭긴 하지만 회전수가 적고 탄도가 낮은 ‘녹다운(knock down)샷’도 도전해 볼 만한 기술이다. 녹다운샷은 가파르게 공을 찍어 회전량이 많고 저탄도가 걸리는 펀치샷과 달리 부드럽게 스윙해 만드는 게 특징. 회전량이 펀치샷보다 적고 중탄도로 날아가 지면 둔덕에도 부딪히지 않는다.
고 프로는 “맞바람이 불 때 요긴하다”며 “코킹을 많이 하지 않는 게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바람부는 날’은 평소보다 스위트스폿에 정확하게 맞히는 게 더 중요해진다. 정확히 맞지 않으면 회전이 더 걸리고, 바람의 영향을 그만큼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클럽을 짧게 잡되, 대신 한두 클럽 긴 채를 선택하는 게 좋다. 코킹을 크게 하지 않고 4분의 3스윙(쿼터 스윙)으로 스윙 크기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슬라이스 바람이 불 때는 티잉그라운드 왼쪽에, 훅 바람일 때는 오른쪽에 티를 꽂고 티샷하는 것도 요령 중 하나다.
의외로 바람의 영향을 예민하게 받는 게 퍼팅이다. 그립을 살살 쥐고 부드럽게 스트로크하는 중고수일수록 퍼터 헤드의 스위트스폿을 공에 정확히 못 맞힐 수 있다. 이신 프로는 “퍼팅 어드레스 때 다리를 평소보다 좀 더 벌리고 그립 밑부분을 잡아 몸을 낮추는 게 타수를 허무하게 잃지 않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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