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홍준표도 배제하지 않아"
안철수 "국정파트너 아니다"
[ 은정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안 후보 측에 합류한 김종인 공동정부준비위원장(사진)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 및 개혁공동정부 합류 문제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30일 안 후보와 홍 후보 간의 단일화에 여지를 남겼지만 안 후보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가 막판 승부수로 던진 ‘김종인 카드’가 출발부터 삐걱거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개혁공동정부 청사진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국민 통합과 개혁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 업무를 맡아달라는 안 후보의 요청에 따라 개혁공동정부준비위를 오늘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장으로서 새 정부에 참여할 정파의 입장 조율과 인물 발탁을 위해 소임을 다할 것이고 향후 통합정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홍 후보도 공동정부 포함 대상이냐’는 질문에 “공동정부는 모든 정파를 아우르는 것이다. 특별히 어디를 배제한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안 후보와 홍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3자 단일화’에 대해서도 “후보의 문제니 내가 얘기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며 여지를 뒀다.
안 후보는 이날 수원 유세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후보에 대해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과 말이 안 맞는다’는 지적에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와 김 위원장은 개헌 후 임기 단축에서도 신중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안 후보와 손을 잡고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0년 20대 국회 임기(시작)와 함께 7공화국을 출범시키겠다고 확정할 것 같으면 그에 따르겠다는 게 안 후보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김 위원장과 이견이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국회에서 다음 개헌을 할 때 논의 결과가 나오면 거기에 따르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