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때인 2009년 가장 높았지만 盧 정부에서 급속히 악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어느 정부에서 소득 분배가 가장 불평등했는지를 놓고 30일 논쟁을 벌였다.
홍 후보가 지난 28일 TV토론에서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홍 후보는 토론에서 "지니계수가 가장 높았던 때가 노무현 정부 시기였다"고 말했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 분배가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문 후보 측은 이 발언에 대해 TV토론 실시간 팩트체크팀까지 가동하며 "지니계수는 이명박 정부 때 가장 높았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지니계수가 노무현 정부 때 0.281, 이명박 정부 때 0.290이었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니계수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0.320(도시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따라서 "지니계수가 노무현 정부에서 가장 높았다"는 홍 후보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하지만 어느 정부에서 소득 불평등이 심해졌는지를 따져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임기 내내 소득 분배가 악화됐다. 지니계수는 2002년 0.293에서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 0.283으로 낮아졌다가 이후 2004년 0.293, 2005년 0.298, 2006년 0.305, 2007년 0.316으로 올랐다.
반면 이명박 정부 들어선 2008년 0.319에서 2009년 0.320으로 올랐으나 2010년 0.315, 2011년 0.313, 2012년 0.310으로 내려 소득 분배가 소폭이지만 개선됐다. 박근혜 정부에선 2013년 0.307, 2014년 0.308, 2015년 0.305로 비슷했다.
홍 후보 측 전희경 대변인은 "홍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한 시점의 절대적인 수치만 비교하지 말고 지속적인 추세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