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1등을 향해…'CODE 전략' 꺼내든 KB금융

입력 2017-04-27 18:08
수정 2017-04-27 18:08
한국형 유니버설 뱅킹 꿈꾼다

국민은행 인프라·KB증권 노하우 접목
최적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제공
기업투자금융 점유율도 높이기로

'One KB'로 경쟁력 높인다
12개 계열사 한 몸처럼 움직여
'고객·시너지·디지털·체질 개선'
올해 네 가지 경영전략에 역점


[ 안상미 기자 ]
KB금융그룹은 381조원의 자산(지난 3월 말 기준)과 전국 3300만명의 고객 기반을 갖춘 국내 대표 금융그룹이다. 국내 선두권 은행으로 꼽히는 국민은행, 증권업계 3위 KB증권을 비롯해 KB손해보험, 국민카드, KB생명,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저축은행, KB부동산신탁 등 12개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KB금융이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금융그룹’ 면모를 갖춘 건 지난해부터다. 2015년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손해보험사를 인수해 보험 사업 부문을 보강했다. 지난해에는 현대증권을 사들여 KB증권으로 통합 출범하면서 단숨에 증권업계 3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 KB금융의 목표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리딩 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걸 진두지휘하는 사람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다. 윤 회장은 지주와 은행 사령탑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신속하고 일관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룹 시너지 확대 ‘박차’

윤 회장은 2015년 취임 후 2년간 은행 증권 보험 등 계열사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덕분에 지난 1분기 KB금융은 2008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올해는 윤 회장의 임기 3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성장을 보여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융권에선 KB금융이 신한금융과 1위 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의 올해 경영전략은 네 가지다. △고객(Customer) △시너지(One Firm) △디지털(Digital) △체질개선(Evolution & dynamic) 등으로 KB금융 내부에선 ‘코드(C·O·D·E)’ 전략이라고 부른다. 먼저 고객에게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과 체계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모든 금융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금융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 자산 증대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두 번째 핵심 전략은 시너지다. 12개 계열사를 연계한 ‘One KB’를 만들어 금융그룹으로서 경쟁력을 좀 더 키울 계획이다. 은행과 증권을 중심으로 KB금융만의 차별화된 시너지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영업점 간 공동영업체계(PG·partnership group)를 도입했다. 2015년 9월에는 업계 최초로 은행 증권 보험 서비스를 한데 모은 복합점포를 선보였다. 은행 증권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물론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자동차보험 등 보험 컨설팅과 각종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백화점’이다. 핀테크(금융기술) 산업 성장에 맞춰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KB금융은 빅데이터 분석,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자문), 생체인증 등 핀테크 분야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윤 회장도 “금융은 단순하고 쉬워야 하며 빠르면서도 안전한 환경을 핵심 가치로 제공할 수 있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금융 플랫폼과 비(非)대면 채널의 혁신을 통해 디지털뱅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생활 속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뱅크 ‘리브(Liiv)’와 그룹 통합멤버십 ‘리브메이트(Liiv mate)’가 대표적인 KB금융의 디지털금융 모델이다.

미래 성장동력은 WM과 CIB

KB금융이 주목하는 미래 성장동력은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이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KB금융이 추구하는 롤모델이다. BoA는 2008년 메릴린치를 인수해 그룹 내 10% 비중이던 WM 부문을 21%까지 끌어올렸다. CIB 부문도 16%에서 38%까지 높이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을 이끌었다는 게 KB금융의 판단이다. KB금융도 은행과 증권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켜 ‘한국형 유니버설 뱅킹’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WM 부문에서는 국내 최대 영업 네트워크와 고객군을 보유한 국민은행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KB증권의 투자·자문 노하우를 접목시킨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31개 WM 복합점포를 핵심 거점으로 삼아 112개 증권 점포와 은행 영업점 간 협업도 추진 중이다.

KB증권은 CIB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KB증권과 통합하기 전 현대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 가운데 주식자본시장(ECM)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KB투자증권은 채권자본시장(DCM)과 구조화금융(SF)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다.

한편 KB금융그룹은 대주주 책임경영과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최근 자회사인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100% 자회사 편입을 발표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이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 그룹 경영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에 100% 반영돼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비중은 43%, 총자산 기준으로는 24%가량으로 높아진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